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촉석루] 금연은 사랑입니다- 천영훈(극단 미소 대표)

  • 기사입력 : 2017-01-04 07:00:00
  •   
  • 메인이미지

    누구나 다들 이때쯤이면 한 가지 소망 혹은 실천을 가슴속에 다잡아 심을 것이다. 그것이 소소한 것이든 아니든, 누구에게나 아주 소중하기도 하고 심각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늘 그렇듯 작심삼일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쉽게 포기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새해니까 정한 잣대대로 꼭 실천하는 그런 한 해이기를 스스로에게 다짐하자.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금연하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는데, 며칠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스스로 의지박약아라고 자학하며 대부분 실패를 하게 된다.

    요즘은 아무데서나 함부로 담배를 필 수도 없는 환경이다. 식당 밖에 서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봐 가며 피워야 하기에 어쩌면 금연이 더욱더 새해 결심으로 딱 좋은 것 같다.

    2002년 난 그때 부산에서 연극 연습을 할 때였다. 큰딸 송이가 숨넘어가는 소리로 아빠 담배 피우면 죽는다니 아프다니 울고불고한다. 당시 병석에 누워서 담배 피우지 말라는 코미디언 이주일씨 금연동영상을 유치원에서 보여준 모양이었다.

    그래 알았다. 아빠 연습 중이니까 나중에 통화하자며 전화를 끊고 다시 연습을 하다가 쉬는 시간 담배를 피워 물었는데 갑자기 헛구역질이 나기 시작했다.

    뭐지? 송이가 담배 피우지 말라고 울고불고 하는데…. 피우지 마라는 건가?

    손에 쥐고 있던 담배와 라이터를 함께 있던 동료에게 주면서 “나 이제 담배 안 피운다”고 선언했다. 그때 함께 연습하던 친구들이 독한 놈 연극 연습하면서 담배 끊는 놈이 너뿐일 거라는 시기와 질투 속에서도 꿋꿋이 참고 지금까지 쭉 이어져 왔다.

    이제 스물한 살 된 송이랑 가끔 이 이야기를 한다. 자기 말을 듣고 금연한 아빠가 자랑스럽고 멋지다고. 그래서 나는 또 딸에게 약속을 요구한다. 착하게 잘 크고 있지만 늘 착한 딸이 되어 달라고. 부녀간의 잔정은 사랑사랑 늘어가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새해. 여러분들도 금연 도전해 보시길. 금연은 사랑이다.

    천영훈 (극단 미소 대표)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