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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미국의 정책기조 전환과 세계경제- 하문식(창원대 글로벌 비즈니스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7-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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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시장 혼란, 정치적 혼돈, 저조한 경제성장이 1년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준)은 지난 10년 동안 두 번째로 이자율을 올리는 결정을 했는데, 이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회복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이다. 연준의 조치는 놀라운 일은 아니며 예상된 것이었다. 그러나 미 연준 결정에 선행한 시장의 전개상황은 놀라운 것이었다. 지난해 11월 8일 미국 대통령과 의회선거 이후 미국의 이자율, 인플레 기대 심리와 달러화 가치가 계속 가파르게 상승해갈 것이란 점은 매우 충격적이다. 2016년 12월 연준의 이자율 인상 전에는 특별한 시장의 움직임은 없었다.

    연준의 이자율 인상 조치 후 달러 가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전개상황이 새로운 추세가 될 것인지 여부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선거 후 정책기조의 전환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의 인플레와 경제활동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이 파급효과는 국제경쟁력이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통화 약세로 겨우 버티며 수출경쟁력을 유지해 온 신흥공업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16년 초부터 미국 선거일까지 미 재무성 증권의 수익률은 아주 낮았다. 지금까지는 세계경제전망 토론에서 저성장의 장기화, 지속적 디플레 압력과 만성적 침체가 중심 화두였다. 선거 후에는 연준의 정책이자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중장기 명목 이자율도 강세를 보여 2018년에는 연리 4%에 도달할 것이다. 미국 중장기 이자율의 국면 전환으로 경제담론이 바뀌어 12월 이자율 인상뿐만 아니라 미국의 향후 이자율 상승과 소비 증대의 파급효과가 세계경제의 화두가 될 것이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도 이자율 상승이 가파를 것으로 예측했고 향후 2년간 매년 3차례의 이자율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선거 후 급격한 자산 가격 변동이 언제 나타나는지 관찰하면 시장을 변동시키는 주된 동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행정부와 의회를 공화당이 장악한 것이다. 공화당은 오랫동안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를 주장해왔다. 도널드 트럼프도 선거캠페인에서 대폭적 조세 삭감과 국방비와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를 공언해 왔다. 현 시점에서 미 재정정책이 어떻게 전환될 것인가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팽창적 재정정책과 세율 인하는 분명하다. 이는 미국의 총수요를 증가시켜 실질 산출량 증가, 고용 증가, 연장 근로 증가와 기계 가동률 증대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8년 전 미 금융위기로 생긴 4.6%의 실업률과 노동시장의 여러 난제도 드디어 해결되는 것이다.

    한국 등 선진경제는 자국통화의 평가절하로 국제경쟁력이 높아지고 미국 경제성장에 의한 수출증가의 이익을 얻을 것이다. 선진경제는 너무 낮은 인플레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으므로 인플레 압력을 환영할 것이다. 또한 이자율이 상승할 것인데, 수출을 증가시키지 못하는 나라는 국채와 가계부채 부담이 늘어나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신흥공업국도 통화가치 절하와 미국 수요증가로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정치 불안정과 경제 불안을 안고 있는 나라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신흥공업국 자본유입을 좌우하는 것은 미국 이자율이며, 미 이자율 상승으로 인한 급격한 자본유출을 막을 수 있는 정책수단은 변동환율제도이다. 신흥공업국은 경계의 눈을 크게 뜨고 미국 이자율을 주시해야 한다. 환율이 급변하고 국제 불균형이 악화되면 선진국은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무역주의로 가려 할 것이다. 그러나 보호무역은 상대국의 보복이 없더라도 자국 생산을 감소시킨다는 점을 각국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기업을 세계공급사슬에 편입하고 국제생산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보호무역주의를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세계정책기조 전환기에 보호무역을 막으려면 세계무역제도 규칙 준수가 아주 중요하다.

    하문식 (창원대 글로벌 비즈니스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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