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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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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매점 가는 길은 살아있는 미술교과서지요”

성지여중, 윤병석 ‘장날의 여인’ 복원
200명 담은 길이 42m·높이 2.2m 부조
추억의 벽화, 새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 기사입력 : 2017-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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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지여중 동편 벽면에 복원된 윤병석 화가의‘장날의 여인’ 부조./성지여중/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지여자중학교(교장 이미선) 교정에 있는 고 윤병석(1935~2011) 화가의 작품 ‘장날의 여인’ 부조(浮彫)가 복원됐다.

    성지여중은 지난달 27일 교내 축제인 나리축제에서 유영봉 몬시뇰과 성지여고 조형관 교장, 백명순 성지여중·고 총동창회장, 이은경 운영위원장, 한은영 학부모회장, 유재식 전임교장, 김철 재단국장 등 내빈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복원 기념 테이프를 끊었다.

    ‘장날의 여인’은 윤병석 화가가 성지여중·고 미술교사로 재직하던 지난 1969년 학교 동편 벽면에 제작한 작품이다.

    윤 화가는 당시 20만원으로 시멘트를 사서 이 작품을 탄생시켰으며, 총길이 42m 높이 2.2m 크기에 200여명의 사람을 등장시킨 대작으로 1970년대에는 미술교과서에 실리기도 한 명작이다.

    1972년 8월 27일자 가톨릭신문에 의하면 당시 작품 제작 경비는 한국탁구의 어머니로 불리던 김국배 여사가 “옛 친구와 성지여중·고를 위해 기증한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성지여중 학생들 사이에서는 벽화로 불리며 추억을 남겨준 작품이자 졸업생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회자되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하지만 학생수 증가와 교실 부족으로 부조 작품이 있는 통로가 매점과 휴게실로 사용되고, 작품을 만든 지 40여년이 지나는 동안 시멘트의 부식으로 작품이 훼손되기도 했다. 때문에 점차 학생들의 기억 속에서도 작품의 존재가 사라져갔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성지여중은 ‘장날의 여인’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찾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고 창원시의 도움으로 전문가의 보수작업을 거쳐 옛 모습 그대로 복원을 하게 됐다.

    ‘장날의 여인’을 만든 윤병석 화가는 함안에서 출생해 서울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성지여중·고 미술교사를 거쳐 국립 빈 대학 유학 후 창원대 미술과 교수로 예술대 학장, 함안예술회관 관장을 역임했다.

    그의 작품들은 오스트리아 그라츠 소재 국립 박물관, 케냐 나이로비 소재 UNEP 본부에 소장돼 있다. 이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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