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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충치- 김호철 사회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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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 충치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충치가 있다는 것은 10여개월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통증이 없어 치료를 하지 않은 탓이다. 최근 1주일 정도 아팠다 안 아팠다 반복했지만 이런저런 일을 핑계로 치과를 찾지 않았다. 마침내 극심한 통증이 터졌고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그때가 주말이라 문을 연 치과가 없어 이틀을 꼬박 통증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하도 많이 이를 깨물어 흔들릴 정도로 아팠다.

    ▼월요일 쏜살같이 치과를 찾았다. 오랫동안 충치가 지속되는 바람에 신경치료가 불가피했다. 참을 수 없는 통증 때문에 발치조차 감수했을 것이다. 1시간여 동안 신경치료 후 통증은 언제 그랬냐는 듯 거의 사라졌다. 그제야 ‘제정신’이 돌아온 듯했다. 이를 빼버리고 싶은 심정은 온데간데없이 까맣게 잊혀버렸다. 그까짓 치통이 뭐라고 그렇게 짜증을 냈었는지 내 자신에게 후회도 몰려왔다.

    ▼좀 더 빨리 치료를 했더라면 애초부터 통증은 겪지 않았을 것이고, 시간과 비용을 그렇게 많이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취주사로 인한 치통보다 더한 고통을 몇 차례 감당해야 했고, 충치를 완전히 치료하기 위해 3~4주 동안 병원을 들락거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장기간 치료로 충치는 치료되겠지만 시간 낭비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단순 충치에 비해 8배 정도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니 가슴이 쓰린다.

    ▼도내 무상급식 갈등으로 촉발된 도지사·교육감 주민소환 사태가 연상됐다. 제때 치료를 했다면 많은 것을 아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든다. 순수한 마음으로 주민소환 서명운동에 참여한 엄마들이 구속되는가 하면 공공기관 간부의 잘못된 지시로 인해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적지 않은 하위직 공무원들이 재판을 받아 처벌을 받았다. 무상급식 갈등은 17개월 만인 지난해 2월 일단락됐지만 시민들은 너무 많은 아픔을 겪었고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서 불거진 갈등이 너무 늦게 치료되는 바람에 애꿎은 부모들의 희생이 너무 크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김호철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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