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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은 배려 우측통행을 하자- 강기묘(전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장)

  • 기사입력 : 2017-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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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는 수십 년 동안 사람은 ‘좌측통행’이라는 것을 철칙으로 알고 지켜 왔는데 언젠가부터 우측통행 안내 홍보물을 접하게 됐다.

    ‘보행문화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도로교통법에서 ‘보행자는 보도에서는 우측통행을 원칙으로 한다’로 법조문을 정부가 개정하면서 2010년 7월부터 우측보행이 시작된 모양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강제할 사항이 아니라서 그런지 국민들에게 알리고 계도해야 할 정부소관부처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다들 무관심한 것 같다. 홍보라 해야 가끔 계단에 붙여 놓은 안내문 및 횡단보도 오른쪽에 그려 놓은 화살표가 전부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바뀐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시민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횡단보도나 계단을 다닐 때 우왕좌왕하고 서로 부딪치기도 하는 등 왕래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내 갈 길도 내 마음대로 못 가게 하나”, “자유로이 걷는 거마저도 선을 그어 구분해야하나” 등 항의하지만 질서는 서로의 편의를 위한 약속이며, 공동체를 꾸려가기 위해 요구되는 다른 사람에 대한 작은 배려와 양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지켜오던 좌측통행이 일제의 잔재임은 물론 사람의 신체적 특성이나 교통안전 문제 그리고 일반적 국제관례에 맞지 않는다는 등 여러 이유로 우측통행으로 변경됐다 한다.

    그러나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직접 물어보니 많은 사람들이 보행자 통행방향 변경사실, 즉 우측통행에 대해 잘 모르고 있고 심지어 횡단보도에 그려져 있는 화살표의 의미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음에 놀랐다. 우측통행을 인식하고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측통행이 완전히 우리 사회에 자리 잡기까지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부터 우리 국민이 이를 알고 누구나 지키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홍보에는 횡단보도 우측에 도색으로 표시하고 ‘우측통행’이라고 글씨를 써놓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철저히 교육시켜야 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기는 하는데 잘 지키지 않는다. 공무원이 꼭 나서지 않더라도 무수히 많은 시민단체회원들이 자원해 주말마다 붐비는 횡단보도에 서서 홍보한다면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생색내기 정기적 캠페인이나 일회성 행사로 끝나서는 효과가 없다. 장기적 목표를 두고 꾸준히 해야 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질서가 많이 있지만 우측통행은 그중에서도 가장 실천하기 쉬운 것이다. 이 작은 질서 ‘우측통행’을 인식해 지키는 것이 습관화된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법이나 질서도 준수하는 시민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강기묘 (전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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