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성산칼럼] 교사들의 직업만족도를 높여라- 황선준(경남교육연구정보원장)

  • 기사입력 : 2017-01-12 07:00:00
  •   
  • 메인이미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3년 조사에 의하면 ‘교사란 직업을 선택한 것을 후회한다’는 한국 교사의 비율이 20%가 넘는 것으로 나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고, ‘다시 직업을 선택한다면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응답자 비율도 한국 교사는 40%에 육박해 우리나라 교사들의 직업만족도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초·중·고 학생들의 희망직업 1위는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교사라는 직업은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이고 똑똑한 사람이 교사가 되는데, 교사가 되고 나서의 직업만족도는 아주 낮다는 얘기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교사의 직업만족도는 아주 낮은 데 반해 교장의 직업만족도는 아주 높다는 것이다.

    교사의 직업만족도가 낮은 것은 큰 문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교사가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와 긍지가 낮은 것은 바로 교육의 질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사의 직업만족도가 낮은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여러 조사들과 필자의 관찰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로 소통 부재와 비민주적 학교운영이다. 교육은 궁극적으로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가르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외에 학교관리자는 학교를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최근 혁신학교의 도입으로 학교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고 관리자들의 민주적 리더십에 대한 고민도 많아졌다. 고무적이다. 그러나 아직도 ‘제왕적 교장’이란 말이 나온다. 교사의 직업만족도는 낮은데 교장의 직업만족도가 높은 것도 이런 경향의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과 홀라크라시를 얘기하는 시대에 아직도 수직적 학교문화 속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소통과 협력이 중심되는 미래핵심역량을 길러준다는 것은 모순이다. 민주적 학교문화가 모든 교육활동의 근본이 돼야 한다.

    둘째는 업무과중이다. 수업과 생활지도라는 본연의 업무 외에 우리나라 교사들은 많은 다른 업무에 시달린다. 주로 교육부의 특별교부금이나 교육청의 정책에 의한 사업들이다. 교육부는 교육기본법 및 교육과정을 통해 교육의 목표를 세우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특별교부금에 의한 사업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교육청도 현존의 많은 정책 사업들을 폐지하고 교육 자치를 학교단위에서 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교사들을 아이들에게 돌려줘 본연의 업무에 더욱 충실하게 할 수 있다.

    셋째로 교권변화가 교사들로 하여금 자긍심을 잃게 한다. 오늘날의 학생들은 어제의 학생들과 다르다. 기존의 질서에 순응하기보다는 저항하고 끊임없이 한계를 시험한다. 특히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일찍 어른 세계에 접하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의 생활지도는 쉽지 않다. 학부모도 옛날과는 다르다. 학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교육을 좋은 대학과 직장을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자신의 아이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적 경향이 강하다. 학부모의 이런 관점은 교사의 교수방법 및 학력평가, 심지어는 교실에서의 자리 배치나 학예회 때 자녀들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민원을 제기해 교사들을 힘들게 한다. 교사에 대한 존중 부재의 학부모 시각은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돼 존중상실의 교육이 되고 있다. 학교와 가정과의 원활한 소통과 상호존중이 강하게 요구된다 할 것이다.

    랄프 에머슨은 ‘교사가 지닌 비밀의 능력은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라고 했다. 교사가 이런 확신을 가지고 아이들을 만날 수 있도록 우리 사회는 다각도로 노력해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시대에 맞는 창의력 높고 줏대 강한 아이들을 길러내기 위해서 새 정부는 교사들의 직업만족도와 자긍심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황선준 (경남교육연구정보원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