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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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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지 못한 ‘100세 나비’의 꿈

“일본이 참말로 사죄만 한다쿠모 훨훨 날아갈 수 있것다…”
위안부 생존피해자 김복득 할머니, 100세 생신 축하연 통영서 열려

  • 기사입력 : 2017-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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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돈도 필요 없다. 일본이 참말로 사죄만 한다쿠모 나는 편히 눈을 감고 갈 수 있것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수 있것다.”

    모진 시간이었다. 그 아픔과 분노를 간직한 채 살아온 80년.

    경남 최고령 일본군 위안부 생존피해자인 김복득 할머니의 100세 생신 축하연이 지난 14일 오후 고향인 통영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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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열린 위안부 생존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 100세 생신 축하연.

    생신상이 차려진 곳은 경남도립통영노인전문병원 지하 강당. 음력 1918년 12월 17일생인 할머니가 태어난 딱 100년 되는 날이었다. 할머니는 노환으로 5년째 이곳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이날 생신 축하연은 일본군 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과 시흥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가 함께 준비했다.

    일본의 진정어린 사과를 받지 못한 채 맞이하는 100세 생일. 특히 최근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을 놓고 한일 간 갈등이 고조된 터라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됐다.

    현장을 찾은 방문객은 가족들을 포함해 200여명. 이들은 할머니에게 ‘헌주’에 이어 ‘큰절’을 올렸고, 생신축가와 축시를 낭송하며 생신을 축하했다.

    행사가 열리는 동안 눈물을 훔치던 할머니는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할머니는 그동안 국내 수많은 집회와 인터뷰, 일본 나고야와 오사카 증언집회 등을 통해 자신의 짓밟힌 존엄과 행복을 간절하게 외쳐왔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을 때까지 할머니가 건강하게 자리를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복득 할머니는 생존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40명 중 부·울·경 지역 최고령이며 올해 102세인 경기도 이천의 정복수 할머니에 이어 전국 2번째 고령자다.

    김 할머니는 스물 둘이던 1937년 고향 통영에서 중국으로 끌려가 중국·대만 등지에서 7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글·사진= 김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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