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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선 국사교육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김동규(고려대 명예교수)

  • 기사입력 : 2017-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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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편찬위가 국정용으로 집필한 역사교과서의 채택여부를 두고 대다수의 역사학자들과 진보진영의 교육감들 그리고 전교조 단체들에서는 심한 거부반응을 하고 있다. 대다수의 역사교수들이나 교육감들 뿐 아니라 정계에서도 반대논리를 내놓고 있다. 야당이야 으레 그렇다 하더라도 소위 친박계에서 갈라져 나온 여당의 지도부에서도 그동안의 찬성에서 반대로 돌변하는 경망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인들의 이런 태도는 확고한 국가관에서 나온 소신이라기보다는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생명 연장에 유리한 계산에서이다. 그들은 대통령만 시켜준다면 나라도 팔아먹을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서 필자는 지난 2015년 12월 29일자 경남신문 ‘촉석루’ 칼럼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당위성’이라는 제목으로 찬성의 글을 쓴 바가 있으며 또한 2015년 <월간 조선> 10월호에서는 ‘북한 교과서에 나타난 한국관과 남북통일에 대한 인식’이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역사과목 교육내용을 자세히 밝힌 바가 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5일에는 EBS 토론회 패널로 출연하여 국정화의 당위성을 주장한 바가 있다. 이 칼럼에서는 오늘날 북한의 학교교육현장에서는 국사를 어떻게 왜곡시켜 가르치고 있는가를 몇 가지 소개함으로써 분단된 현실에서 국사교육의 국정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밝히려고 한다.

    북한의 역사교과서 기술원칙은 계급투쟁사관과 민중사관에 따라 종래의 역사기술의 구조와 형식 그리고 내용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평양을 도읍지로 한 고려사를 강화하면서 남한의 경주를 중심한 신라의 삼국통일사를 폄하하고 있다. 이것은 평양을 국가의 정통성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이다. 그리고 사회주의 계급혁명론을 정당화하고 민중사관을 강조하기 위하여 동학란이나 3.1운동과 같은 민중봉기 투쟁사를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는 김일성 일가의 가계사(家系史)를 현대사로 꾸미고 있다. 1866년 병인양요부터 1919년 3.1운동, 1945년 민족해방에 이르는 역사적인 사건의 중심에는 김일성의 증조부와 조부모, 그리고 부모와 자신이 사건의 중심인물로 그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인물 중에서 김일성을 능가하는 것은 모두 부정한다. 그래서 가령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기술도 왜구를 물리친 명장이기는 하지만 양반계급 출신일 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세 번째는 북한의 역사는 승리사 일변도이다. 한국의 근현대사에서는 무수한 외침으로 굴욕의 역사가 많았음에도 패배의 기록은 없고 오로지 승리사만 부각하고 있다.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말하는 역사기술의 기본원칙인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네 번째는 허위와 허구의 역사서술이다. 가령 1919년의 3.1독립만세운동은 김일성의 아버지와 김일성(당시 8살)이 주도해 평양에서 시작된 것이고, 1945년의 민족해방도 북한의 ‘현대조선력사’에서는 “조선의 해방은 김일성장군님의 빛나는 승리가 가져다준 위대한 결실이었다”라고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50년의 6.25전쟁도 김일성장군의 승리로 이뤄진 것으로 평가하면서 평양에 개선문까지 세워놓고 있다.

    끝으로 김일성의 통치이데올로기이기도 한 주체사관을 역사기술의 원칙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체사상의 뜻인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라는 것도 실제로는 ‘김일성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인 것이다.

    한편 “그동안 세계사에서 수많은 사상가들이 인간의 본질문제를 두고 해명하지 못한 것을 비로소 위대한 수령 김일성원수님께서 드디어 밝히시었다”라고 해설하고 있으나 이것은 이미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프로타고라스가 ‘인간척도론’에서 그리고 근대 유럽의 계몽주의사상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해설도 없이 남한의 일부 검인정 교과서에서는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북한의 국사교육이 왜곡되고 허위와 허구의 역사로 교육되고 있음을 생각할 때 남한의 진보진영의 역사학자나 일부정치인들이 검인정의 다양성을 명분으로 좌경적인 시각의 역사교과서를 정당화하려는 것은 결코 올바른 판단이 아니라고 본다. 여타 교과목은 몰라도 적어도 국사교과서만은 통일된 시각으로 기술된 내용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김동규 (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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