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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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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결혼의 조건- 최달연(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 기사입력 : 2017-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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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상적인 삶의 목표를 다음 네 가지에 뒀다. 첫째로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은 건강, 두 번째 좋은 것은 매력적인 아름다움, 세 번째는 남을 속이지 않고 모은 재산, 네 번째는 친구들 사이에서 젊음을 유지하는 것. 그중에서도 육체의 쾌락과 사랑의 기쁨을 누리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런가 하면 18~19세기의 프랑스 사람들은 가정을 꾸리고 장차 아이가 태어나도 기를 수 있는 상태, 즉 경제적으로 가능할 때 비로소 결혼을 했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반드시 필요한 돈을 조금씩 모으거나 유산을 물려받을 때를 기다렸다.

    얼마 전 발표된 30대 남성 결혼관 변화는 결혼은 필수 아닌 선택이 됐고 결혼을 꼭해야 한다가 10명중 2.8명이다.

    가정 안에서 가장으로서의 더 이상 어떤 대우나 위상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권은 점점 줄어들고 주거문제나 생활비 지출 등을 남자가 해야 된다고 하는 부담을 젊은 세대 남성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한 결혼생활보다 고독이 나을지 몰라도 성공한 결혼생활에 비할 바는 못 된다. 남자는 남성성을, 여자는 여성성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훌륭한 상대를 찾기보다는 훌륭한 상대가 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몇 년 전 타계한 스티브 잡스는 그의 자서전에서 “내 인생에서 진심으로 사랑한 여자는 딱 두 명, 애플재단 직원 티나 레지와 로렌 파월이다. 존 바에즈도 사랑한 줄 알았지만 그냥 무척 좋아한 거였다”고 술회했다. 그리고 그가 구한 여자의 조건은 똑똑하면서도 가식이 없고 독립적이면서도 남자를 위해 양보하고 털털하면서도 천사 같고 팔 다리가 긴 금발 미인이며 유기농 채식주의자였다. 다분히 모순적이면서 까다롭기 그지없는 조건이었지만 1989년 만난 7년 연하의 대학원생으로 훗날 그의 아내가 된 로렌 파월이 그런 여자였다. 잡스는 동갑내기인 빌 게이츠를 만나면 서로 “아내 잘 만났다”고 자랑을 일삼았다니 ‘제 눈에 안경’이다. 새해에는 많은 청춘들이 눈에 맞는 안경을 찾았으면 좋겠다.

    최달연 (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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