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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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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인류사의 변곡점 4차 산업혁명- 이정환(재료연구소 부소장)

  • 기사입력 : 2017-0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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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무릉도원에서 시간가는줄 모르는 유유자적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닌데 시간은 번개처럼 지나 벌써 새해가 시작한지도 3주가 지났다. 뉴스에서 10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데 과연 가능한 이야기일까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다가도 지금처럼 시간이 흐르면 일생의 목표를 달성하기에 100년도 부족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번뜩 새해를 맞이하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한 것이 떠올랐다. 올해는 정말로 창조적인 한 해가 되기를 스스로에게 약속을 한 것이다.

    지난 연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개인적으로는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 끝에 새해에는 보다 창조적인 일상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창조적인 생각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몇 년 전 우리 연구소에 와 특강을 했던 김정운 교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김 교수는 휴테크로 유명세를 탄 인문학자이지만 창조에 대해서도 본인만의 독특한 시야를 가진 분이다.

    하나님이 우주 삼라만상을 창조하시는 성경에 익숙해서인지 창조라는 것은 매우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필자와 같은 연구원들도 창조라는 행위와 비교적 가까운 사람이라고 취급받아 괜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김정운 교수는 창조란 기존의 것들을 새로운 관점에다 연결하는 것, 즉 편집하는 것(edit)이 창조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주목 받지 못하다가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이런 창조의 개념을 설명하니 사람들 모두가 칭송하는 것을 보고 억울해했다고 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사실 창조에 대한 역사는 뿌리가 깊다. 아르키메데스가 왕관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내라는 왕의 지시를 받고 목욕탕에서 물질의 질량과 부피에 관한 관계를 알아내면서 “유레카”라고 외치는 재미있는 일화에서부터 모차르트가 멋진 작품을 한순간도 쉬지 않고 적어 내려갔다는 것을 비롯해 창조는 천재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일화는 실제로는 아르키메데스나 모차르트가 많은 시간을 몰두하고 집중하는 노동으로 걸작을 만들어 냈음을 역사학자들은 고증해 냈다. 그런 일생의 업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목표한 일에 매달려서 집중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요즘 과학기술계의 화두는 작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집중 논의된 ‘4차 산업혁명’이다. 필자가 관심을 가지는 제조업 관점에서 국한해 4차 산업혁명의 기본적인 개념은 초연결성과 초지능성이다. 사람-사물-시스템이 모두 연결되고, 모두 데이터를 생산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전혀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다. 즉, 생산 현장에서 센서를 비롯해 다양한 측정값을 인터넷을 통해 인공지능을 비롯한 각종 정보망에 연결해 유연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제조업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개념이다.

    새로운 산업시대를 이끄는 요소기술로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빅데이터 기술 등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창조경제 달성을 목표로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동참하고자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주는 압도적인 어감 때문인지 인류사에 변곡점이 되는 시기를 살고 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논의되는 것들이 현실화됐을 때 개인의 삶과 우리 사회의 변화의 모습이 어떠할지 잘 상상이 되지는 않는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허투루 흘려보냈던 정보들을 꼼꼼히 기록하고 분석함으로써 의미 있는 새로운 개념과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역사의 천재들이 실천했던 창조의 과정과 다름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이정환 (재료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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