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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경남산업의 대체재와 보완재, 터닝 포인트- 이장훈(한국산업단지공단 기획조정실장)

  • 기사입력 : 2017-0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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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년 새해가 밝았지만, 지역 경제는 어두운 소식뿐이다. 지난주 취임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 정책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남경제에 불안감을 가중하고 있다. 마산판 ‘말뫼의 눈물’이라 불리는 성동조선의 해체된 크레인 사진과 조선, 기계업종 중심의 경남 산업 벨트가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데 주저하지 않은 몇몇 기사들을 접하면서 마음이 더욱 복잡해진다.

    경남 제조업은 지난 40년간 창원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거제, 사천, 김해로 이어지는 기계산업벨트를 형성해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기계, 조선해양, 항공, 차량부품 산업은 지역 내 제조업의 약 50%, 부가가치액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고, 이들 주력산업의 견고한 성장세로 인해 높은 고용 안정성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 해당 산업의 생산증가세 둔화와 수출 급감은 관련 기업뿐 아니라 지역경제를 큰 위기로 내몰고 있다.

    경제학에 대체재, 보완재라는 개념이 있다. 대체재란 서로 다른 재화에서 비슷한 효용을 얻을 수 있는 재화를 말하며, 보완재란 재화를 따로 소비할 때보다 함께 소비할 때 더 큰 만족을 주는 재화를 말한다.

    기존 주력산업의 침체로 위기에 빠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에 대한 과도한 집중을 분산할 수 있는 대체산업의 육성과 함께 현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보완산업 육성이 병행 추진돼야 한다.

    먼저, 경남 경제가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에서도 흔들림 없는 성장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제조업 업종별 포트폴리오의 다양성 확보가 절실하다.

    현재 경남 경제는 조선, 기계산업 등 중후장대 산업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으며 이들 산업의 명암에 따라 지역경제가 큰 부침을 겪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은 지난 13일 경남지역에 3개 국가 산업단지를 비롯한 17개 산업용지 공급계획이 국토부 심의를 통과하면서 21세기 핵심 신성장 동력산업인 항공, 나노, 해양플랜트 산업 등을 경남에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특히 이들 산업은 높은 부가가치와 함께 기존 주력산업과 높은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 현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기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질을 높이고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보완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계산업에 ICT 기술 접목 등을 통해 기계서비스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 기계산업의 ICT 융합은 설계, 디자인, 제조 및 서비스 분야에 새로운 순기능을 창출함으로써 제품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여 제품의 경쟁력을 향상시킨다. 이를 통해 기존의 제조 부문 일변도에서 벗어나 서비스가 융합된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환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국내 기계산업의 기술역량과 가치사슬별 부가가치를 살펴보면 부가가치가 높은 설계, 사후 서비스 분야에서는 기술역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기계 서비스 산업에 대한 육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창원국가산업단지의 노후화와 기계산업의 성장 잠재력 약화로 침체한 창원산단의 재도약을 위해 산업인프라의 양적 확충과 주력산업의 구조개편을 병행하는 창원단지 구조고도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까지 8500억원을 투입해 단지 내에 부족한 R&D, 기업지원, 어메너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창원시와 공동으로 창원산단을 확장하고 확장지역에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 등 첨단산업을 유치해 산업의 스펙트럼 확대와 기존 산업과의 연계성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스웨덴 말뫼지역이 유명해진 것은 ‘말뫼의 눈물’이 계기가 돼 지금은 태양열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유명한 생태 도시로 탈바꿈한 ‘말뫼의 터닝’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위기를 터닝 포인트로 만들기 위해 지역 경제주체들이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이장훈 (한국산업단지공단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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