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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양극단으로 치닫는 사회의 불안감- 배종일(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 기사입력 : 2017-0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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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심화 경향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평가해 보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이 중간점수로 평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주 흔하게 듣는 말 중에 군중심리라는 것도 있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과 의지보다는 여러 사람들의 의지와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도 어찌 보면 여러 사람들 사이에 묻혀서 중간 정도만 하자는 심리의 발로일 것이다.

    사람들은 중간을 좋아하는 유전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다. 물건도 중간에 무게가 많이 실려야 안정감이 있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든지 중간이 비고 양쪽 끝에 무게가 실리게 되면 모양도 불안해 보이지만 물리적으로도 불안정하다. 이런 형태는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오늘 현실은 어떤가? 여러 분야에서 중간이 없어지고 양 극단만 커지고 있다. 기업소득과 가계소득의 양극화 현상 심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및 소득격차 심화, 중산층의 몰락으로 인한 부유층과 빈곤층의 격차 확대,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격차 심화는 일부의 사례에 불과하다. 문제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대한민국의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어떠한 형태든 양극화는 극단에 속한 집단 간에 갈등을 일으키고 이러한 갈등은 사회적인 불안감을 조성하게 되며, 그 결과 사회발전을 저해하고 경제성장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속히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앞서 든 양극화 사례의 형태나 양태를 곰곰이 살펴보면 단 한 가지 모습으로 귀착된다. 바로 돈이다. 어떤 형태든 양극화는 결국 돈의 문제이다. 국가 전체의 돈이 누구에게 얼마나 배분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양극화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따라서 양극화가 심화된 국가에서는 부유층이 나라 돈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며, 반대로 양극화가 심하지 않은, 다시 말해서 모양적으로 안정감이 있는 국가에서는 중산층이 나라 돈의 상당부분을 나눠 가지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했으니 우리나라도 소수의 부유층이 나라 돈의 상당 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부의 쏠림 현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득집중 형태는 산업화가 시작된 19세기 유럽 여러 나라의 모습과 흡사하다. 그 당시 노동자는 목숨만을 유지할 정도의 저임금과 열악한 생활환경에 시달리면서 자본가의 재산형성에 기여했고, 결국에는 소득양극화에 대한 불만으로 사회주의 혁명이 발생했다.

    칼 막스는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하게 되면 그 다음에는 필연적으로 사회주의가 득세한다고 했다. 아마도 소득양극화의 극단적인 모습을 생각한 것이리라. 그렇지만 심화되는 소득양극화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결코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소득양극화는 경제적인 불안감도 가중시킨다. 한 나라의 경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소비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소비는 소득이 없으면 일어날 수 없다.

    아주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보자. 100명의 국민이 100원의 돈을 가지고 있는 두 나라가 있다. 한 나라는 한 명이 99원을 가지고 나머지 99명이 1원을 가진 반면, 다른 한 나라는 100명의 국민이 모두 1원씩을 가지고 있다고 할 때 어느 나라의 소비수준이 더 높을까? 당연히 전 국민이 공평하게 1원씩을 가진 나라다. 왜냐하면 사람이 살기 위해서 정상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수준이 있는데 부의 양극화가 심한 나라에서는 국민이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기 때문에 국가 전체적으로 소비수준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현재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적 불안감의 상당 부분은 소비위축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공급과잉의 시대에 소비위축은 경제를 후퇴시킬 것이 틀림없다.

    경제안정을 위해서나 경제발전을 위해서 소득양극화가 시급히 해소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배종일 (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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