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새해를 맞은 지도 한 달이 훌쩍 넘었다. 1월 1일 일출을 보며 빌었던 계획들은 잘 실행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새 마음, 새 뜻으로 다이어트를 결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온 몸, 생활습관이니 식단이니 한 번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며칠 전에 있었던 민족 대명절 설날까지…. 튀김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또 폭식해버린 참이다.
“먹기 위해 운동한다.” 많은 다이어터(dieter)들이 하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엔 꼭 살을 빼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 또는 탄탄한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이를 대변하듯 가까운 시내만 돌아다녀도 듣도 보도 못한 운동을 홍보하는 전단지를 많이 볼 수 있다. 운동은 해야 하지만 추워서 나갈 엄두는 나지 않고, 혼자 동네 공원을 걷는 것도 재미없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체중 감량부터 근력 강화, 자세 교정까지 자신이 원하는 목적에 맞게 직접 운동을 선택해보자.
고강도 운동인 ‘크로스핏’의 한 장면.
균형잡힌 몸 원한다면 ‘크로스핏’
심폐지구력·유연성·파워 등 10가지 육체능력 골고루 키워
20분 내외 짧은 시간에 고강도 운동… 재미·경쟁 동시에
영화 ‘300’에서 남자주인공들이 단기간에 몸을 만들기 위해 했던 운동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크로스핏(CrossFit)은 어느 한 분야에 특화된 피트니스 프로그램이 아닌 10가지 영역의 육체능력을 골고루 극대화하는 운동이다. 이 10가지 능력에는 심폐지구력, 최대근력, 유연성, 협응력, 민첩성, 균형감각, 정확성, 파워, 스태미너, 속도가 들어간다. ‘지속적이고 다양한 고강도 운동’을 통해 전신 골고루 자극을 주고 균형 잡힌 몸이 완성된다. 때문에 크로스핏 체육관에는 아령과 역기 이외에도 케틀벨, 메디신볼, 우드링, 샌드백, 타이어, 심지어 밧줄까지 대중에게 생소한 운동장비들이 즐비하다.
크로스핏은 스포츠적 색채가 짙어 재미와 동기부여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게 한다. 단체수업 과정에서 ‘동료애’라고 할 만한 끈끈한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것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런닝머신 위에 자기 자신을 가두고 하는 개인운동이나 트레이너와 1:1로 진행되는 PT와는 차별화된다.
창원에서 크로스핏을 2년째 수강하고 있는 박성권(27)씨는 “크로스핏의 장점은 다른 운동과는 다르게 운동 시간이 굉장히 짧은 것이다. 보통 20분 내외로 운동이 끝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운동을 할 때 ‘다 같이’ 한다는 점과 모든 동작을 자신의 운동 수준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크로스핏을 통해 내 몸을 공부하고 직접 실험해보는 것이 즐겁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시 팔룡동 ‘진필라테스’에서 필라테스를 배우는 모습./유희진/
반듯한 몸 원한다면 ‘필라테스’
배·엉덩이 ‘파워 하우스’ 다져 자세교정·근력강화
연속동작 반복 통해 운동선수·어르신 재활로도 활용
필라테스(Pilates)는 제1차 세계 대전 중에 영국의 포로 수용소 병원에서 근무중이던 요제프 필라테스가 포로들의 운동 부족과 재활 치료, 정신 수련을 위해 침대와 매트리스 등 간단한 기구만으로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근육 강화 운동이다.
필라테스는 반복된 운동과 연속 동작을 통해 근육을 운동시키며 통증 없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아랫배와 엉덩이 부분을 ‘파워하우스’라 하는데 이 부분이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고 여긴다. 몸의 파워하우스 강화로 자세 교정과 구체적인 근력 강화를 통해 유연성을 향상시키며 몸의 긴장을 풀어준다. 이를 통해 전신 근육의 균형적인 발달과 신체 스트레칭 능력, 혈액순환 능력을 향상시킨다. 또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과정을 통해 스트레스 감소에 큰 효과를 준다.
창원 팔룡동에서 진필라테스를 운영하고 있는 허운 원장은 “1:1 수업에는 등이나 허리 등 신체가 불편하신 분들, 예를 들어 운동선수들이나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재활 목적으로 많이 찾으신다. 그룹수업일 경우에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다양한 연령대가 온다. 많은 분들이 요가와 필라테스의 차이점에 대해 궁금해한다. 요가는 종교적인 수행도구로 만들어졌다. 고행에 가까운 동작 때문에 허리 등 관절을 삐끗해 다칠 위험이 있다. 하지만 필라테스는 정상 가동범위 안에서 근육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고 했다.
유니클로 광고에서 폴댄스를 추는 배우 이나영./유니클로/
탄력있는 몸 원한다면 ‘폴댄스’
수직 기둥 사용해 오르기·회전·매달리기 조합한 춤의 일종
유산소·무산소 운동 한번에… 하체 비만·다이어트에 효과
폴댄스(Pole Dance)란 댄스 및 체조의 일종으로 수직 기둥(폴)을 쓰고, 유연성과 근력을 구사하며 climbing(오르기), hanging(매달리기), spinning(회전하기) 등을 조합한 춤이다.
한때 이 춤을 추며 매춘도 하는 스트리퍼의 안 좋은 인식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2000년대 들어 체력을 요구하는 난도와 예술성 때문에 피트니스, 혹은 하나의 퍼포먼스 아트로 인정받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폴댄스는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운동이다. 일반 유산소 운동과 같이 시간당 250㎉를 소모해 심폐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또한 거꾸로 매달리는 동작은 하체 비만과 군살 제거에 좋고, 에너지 대사가 활발히 이뤄져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좋다. 그 외에도 가슴과 엉덩이를 발달시켜 아름다운 바디라인을 만들어주고, 봉과의 마찰력으로 셀룰라이트 지방을 없애준다.
3개월째 폴댄스를 수강하고 있는 이지현(24)씨는 “살을 빼기 위해 어떤 운동을 해볼까 하다가 폴댄스에 흥미가 생겨 도전하게 됐다. 팔뚝, 배, 등 살이 잘 빠지지 않는 부위들을 집중적으로 운동하게 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됐다. 또 기둥에 매달리고 버텨야 하는 동작 덕분에 팔과 다리에 근육이 붙었다. 폴댄스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가미된 파워풀한 운동이다”고 자랑했다.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다이어터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운동’./유튜브/
집에서 엉짱 만들려면 ‘혼동’(혼자 운동)
헬스장 등록 전이라면 요즘 대세인 ‘홈 트레이닝’ 추천
기구 필요 없어 부상 걱정 없이 집에서 혼자 하는 운동
매년 그랬던 것처럼 등록해 놓고 가지 않아 돈만 버릴까 불안한가? 이런 이들을 위해 운동을 등록하기에 앞서 요즘 대세인 홈 트레이닝에 먼저 도전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혼동’(혼자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별다른 운동기구 없이 집이나 협소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홈트(홈 트레이닝), 홈핏(홈 피트니스)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이어트를 결심해본 여성이라면 집에서 한 번쯤은 따라해 봤을 이소라 다이어트, 마일리 사이러스, 티파니 운동 등 유튜브 영상 또한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 하는 운동,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
트레이닝을 연구하는 창원대 체육학과 김정태 교수는 “홈 트레이닝은 바벨이나 덤벨처럼 무거운 기계를 이용하는 게 아닌 신체만을 이용하는 운동이다. 스쿼트, 플랭크 등 중심을 잡아서 하는 코어운동 위주이기에 제한적이긴 하지만 집에서 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 운동방법을 잘 숙지한 후 운동한다면 큰 부상 없이 홈트레이닝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양한 운동이 생겨나는 것은 그만큼 운동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와 관심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더 이상 운동은 특정 사람들의 취미에서 머무르는 게 아닌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운동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아직 늦지 않았으니 올해는 꼭 성공해서 몸짱, 엉짱이 되어보자.
유희진(언론현장 실습생·창원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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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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