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촉석루] 이미테이션 게임- 최종원(변호사)

  • 기사입력 : 2017-02-03 07:00:00
  •   
  • 메인이미지

    영국 드라마 ‘셜록’으로 유명한 배우 베네딕트 컴버베치가 출연한 영화 중에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 제목을 직역하자면 ‘모방 놀이’ 정도가 될 것인데, 속뜻은 인공지능 판별법으로 앨런 튜링이 제안한 테스트를 의미한다.

    어떠한 테스트인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실험자가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대화를 해 상대방이 기계임을 눈치채지 못한다면, 그 기계는 지능이 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인간과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가’라는 의미에서 ‘인간을 흉내 내는 놀이’라는 뜻의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영화에서 흥미롭게 보았던 부분은 영화 중간에 나오는 ‘튜링 테스트’가 아니라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학자를 불렀다는 부분이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수학자들을 소집한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모든 세계는 수의 법칙 속에서 일정한 법칙을 통해 구성된다”라고 주장한 피타고라스의 말처럼 어쩌면 이 세계의 진리를 꿰뚫는 학문은 수학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개봉된 ‘인터스텔라’라는 영화에서도 이러한 단면을 보여 주는 부분이 있는데, 칠판에 가득 적힌 수식(정확히는 중력에 관한 물리학 방정식)을 풀어서 인류의 생존이 걸린 이주 계획의 성패를 가늠하는 장면이 있다.

    간단하게는 (지구의 자전을 감안해) 포탄의 궤적을 예측하는 것부터, 복잡하게는 우주선을 원하는 궤도에 올려놓는 것까지 사람의 머리와 칠판과 분필만으로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은 상당히 놀랍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얼마나 뛰어난 수학자들을 보유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국력의 지표가 될 수 있는데, 이른바 ‘수포자’(‘수학 포기자’의 줄임말)를 양산하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를 보면 뭔가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최종원 (변호사)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