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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이 나라를 망친다- 하봉준(영산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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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변의 시대다. 기술의 진보가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발전하고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에 파급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삶은 사라지고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수입은 없어지고 파편화된 인간관계가 확산되면서 마치 원시시대의 고달픈 수렵인과 같은 나날이 전개된다. 그때그때 사냥이나 채집을 통해 먹거리를 해결하고 이것이 힘들면 남의 먹거리를 훔치거나 빼앗는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성실, 신뢰, 배려, 존중의 가치관은 상실되어 간다. 지금까지 우리 삶을 지탱해 준 가치관과 상식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혼란의 시대에 경제적 어려움마저 겹치면서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각자도생의 모습이 여기저기 발견된다.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가 근본부터 허물어지는 듯해서 안타깝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 간의 관계에서 보다 첨예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중국, 일본 등 강대국의 이권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려 왔다. 우리의 자주성은 강대국의 이해에 맞춘 왜곡된 논리에 여지없이 흔들렸고 이는 지금까지 그다지 변함이 없는 듯하다. 2차대전 이후 국제 질서를 주도해 온 미국마저 트럼프 집권 이후 국가 이기주의로 돌아서면서 각국도생의 흐름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

    이런 급박한 시기에 우리나라는 최순실 사태로 인해 오랜 기간 리더십 실종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차기 대통령을 노리는 다수의 후보군들이 난립하면서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 정책이 남발되고 있다. 포퓰리즘의 본질은 나라와 국민은 어떻게 되건 말건 권력 욕심으로 국민을 현혹해 인기만 얻으면 된다는 심보이다. 망국으로 치닫는 그리스 등의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고, 박근혜정부가 제시한 보편적 복지정책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데도 포퓰리즘은 근절되지 않는다. 국민의 삶이 어렵기에 당장의 당근이 절실하게 와 닿는 현실에서, 권력만 탐하는 정치인들이 대권주자로 나서기 좋은 정치 풍토도 한몫하고 있다. 포퓰리즘의 최대 피해자는 나라와 국민이다. 순간적으로 이득을 보는 듯해도 결국은 모든 국민에게 피해로 돌아가게 된다.

    포퓰리즘에 편승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자야말로 각자도생의 선두주자라고 할 만하다. 정치인들의 자숙이 필요하다. 포퓰리즘으로 운 좋게 성공하더라도 결국은 국가를 망치고 자신도 망친다. 국민을 현혹해 선거에 이길 수밖에 없는 능력이라면 안 되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좋다. 올바른 정책을 가진 후보자가 포퓰리즘에 대항해 이기려면 유권자의 현실과 아픔에 대한 이해와 공감, 그리고 정책소통 노력이 요구된다. 민주주의 선거방식에서는 결국 유권자의 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예를 들어보자. 중산층마저 조금이나마 가계에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민심의 소재를 알았다면 무상급식 문제를 주민투표 에 회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좋은 정책도 국민에게 와 닿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

    국민 모두는 힘든 시기일수록 포퓰리즘 정책을 경계해야 한다. 달콤한 사기 정치인의 유혹에 넘어가기 쉽기 때문이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저서 <설득의 심리학>에는 호의를 베푸는 이에게 설득이 잘 된다는 상호성의 법칙이 제시돼 있다. 타인의 호의를 순진하게 받아들이면 되로 받고 말로 피해를 입는 것으로 결말을 볼 가능성이 높다. 선심성 공약의 경우 이행 가능성과 그에 따른 폐해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하는 것이다.

    국가와 나라를 위해 진정성을 가진 지도자가 현명한 국민의 호응을 받길 바란다. 그리하여 현재의 격변과 혼란이 새로운 국가발전의 계기로 승화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하봉준 (영산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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