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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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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인생과 무대- 이명자(김해문화의전당 사장)

  • 기사입력 : 2017-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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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 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1980년 MBC대학가요제 은상을 받은 샤프의 ‘연극이 끝난 후’의 노랫말 일부이다. 한때 영화 ‘친구’의 OST로 우리의 기억 속에 더 많이 남겨진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애잔함이란 무엇일까?

    김해문화의전당 사장으로 취임한 지 어느덧 2년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전당을 통해 연극, 뮤지컬, 클래식, 오페라 등 많은 공연이 무대에 올려졌고, 무대 그 시작과 끝의 현장을 지켜본 당사자로서 감회가 남다르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흘리는 땀과 열정을 보면서, 하나의 공연물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하던 그 모습을 보면서, 이런 장면이야말로 우리가 보는 그 이상의 무대가 아닐까 하고 스스로에게 반문해 본다.

    세계적인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인생은 연극이고 우리 인간은 모두 무대 위에 선 배우이다”라며 인간의 삶을 지극히 허무하게 묘사했다면, 모파상은 ‘여자의 일생에서’ 신산(辛酸)한 삶을 살다간 주인공을 통해 “인생이란 그렇게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 충분히 살아볼 가치가 있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삶 속에서 좌절을 통해 고통을 당하지만 결국 다시 일어서는 존재이고 이를 통해 우리는 참 행복과 삶의 보람을 찾게 된다.

    어떤 공연도 감동을 주지 않은 공연은 없었다. 때론 폭풍 같은 감동을, 또 한편으론 잔잔한 여운과 가슴 먹먹한 감동을…. 무대는 허무뿐만 아니라 사랑과 희망, 열정 등 우리 삶의 본질을 구성하는 다양한 의지들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는 어려워지고 생활을 꾸려가기에 녹록지 않지만, 삶의 무게를 느낄 때마다 무대를 찾고, 예술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면 어떨까 싶다.

    이명자 (김해문화의전당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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