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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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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범죄자들, 두려움이 없을까?- 안병근(창원서부경찰서 청문감사실 민원실장)

  • 기사입력 : 2017-0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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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근심 가득한 얼굴의 40대 남자.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당했나?’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 물어 보니 ‘역시’다. 돈이 급해 길거리에 떨어져 있던 대출명함을 주워 전화를 했더니,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하니 700만원을 먼저 입금하세요”라고 해서 송금했다. 대출사기다. 그 뒤 방문한 60대 할머니 역시 장사 밑천 마련을 위해 송금한 1000만원을 대출사기 당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피해를 당한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에 살기 힘든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상황 악화로 물가는 상승하고 실업증가 및 고용불안으로 서민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기 등에 성공하면 돈을 쉽게 벌고, 잡히면 벌금 등 낮은 처벌로 인해 경제범죄에 대한 죄책감이나 두려움보다는 ‘한탕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범죄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범죄자들은 두려움이 없을까?’ 아니다. 두려워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범죄에 대한 법의 처벌이 너무 관대하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안병근(창원서부경찰서 청문감사실 민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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