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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고독사, 대책은 없나 (하) 대안

‘공동거주’ 고독 해소 … ‘소득보장’ 빈곤 해결
의령군 ‘공동거주제’ 모범 사례

  • 기사입력 : 2017-02-1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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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이 모여서 밥도 해묵고, 돈도 애끼고, 정도 들고, 한동네 할매들 이래 모여 살면 편코 좋지.”

    14일 오전 독거노인 공동거주제를 시행하고 있는 의령군 의령읍 상입경로당에서 만난 할머니들은 옹기종기 모여 커피를 마시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1인 가구 증가와 경제력 약화, 고령화 심화로 고독사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지역 내 연계 강화 모범 케이스로 공동거주제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1인가구 증가와 고령화 심화는 고독사 위험 증가와 직결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 네트워크 구축에 공을 들이고 공적 사회안전망 확충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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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거노인 공동거주 모범사례= 독거노인 공동거주제는 혼자 사는 노인 5~10명이 한 장소에서 숙식을 하는 제도다. 독거노인이면 소득·재산에 상관 없이 누구나 살 수 있다. 의령군은 경로당과 마을회관, 개인 가정집 등 47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월 한 곳당 25만~30만원씩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곳은 낮에는 할머니 20여명이 모이는 경로당이지만 저녁에는 혼자 사는 할머니 6명이 숙식을 함께 하는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 역할을 한다. 한 할머니는 “할매들끼리 모여 있다 보면 작은 일로 마음이 상하기도 했다가 금방 풀리기도 했다가 재미가 좋다”고 웃음을 지었다.

    ◆의령군이 최초 도입… 도내 70곳 운영= 지난 2007년 의령군에서 시작된 이 제도는 2013년 농림부 국정과제로 채택돼 전국으로 확대되는 등 독거노인의 ‘사회적 연계’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당시 하종성 의령군 부림면사무소 맞춤형복지담당계장이 이 제도를 처음 입안했다. 우리나라보다 독거노인 문제를 먼저 겪은 일본 사례를 참고해 농촌 지역 실정에 맞춰 공동거주제를 만든 게 주효했다.

    경남도는 이를 벤치마킹해 지난 2014년부터 도비를 지원해 ‘공동생활가정’ 70곳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22곳을 추가 지정,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와 경제력 약화, 고령화 심화로 고독사 위험이 점차 커지는 만큼 지자체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1인가구와 독거노인의 지역 내 연계 강화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내 10가구 중 3가구꼴 1인가구=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지난 2010년 23.9%에서 3.3%p 증가한 27.2%를 기록, 가장 많은 가구 형태로 나타났다.

    경남지역은 전체 124만7000가구 중 28.2%(35만1000가구)가 1인 가구로 지난 2010년 28만6000가구보다 3.2%나 늘었다. 2015년 경남지역의 노령화지수(0세에서 14세까지를 일컫는 유소년층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의 노령층 인구의 비율)는 94.7로 5년전인 2010년 69.9와 비교해 24.8 상승했다.

    이은진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독사를 막기 위해선 1인 가구가 모두 포함되도록 마을별로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가는 재정적으로 지원해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적 사회안전망 확충해야=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지만 노인 2명 중 1명은 빈곤에 허덕이고 있는 것도 고독사 증가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정우 인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적 사회안전망’ 구축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가족의 유대가 깨지는 상황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마저도 제 기능을 못했다는 지적에서다.

    이 교수는 “1인가구와 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 소득보장이 고독사 대책의 핵심”이라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는 등 공적 사회안전망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고독사를 줄여 나가는 국가차원의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고독사 해결을 주거정책, 나아가 도시계획과 연계해나가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은진 교수는 “도시의 주거지 자체가 옆집에는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는 곳이 많다”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 얼굴을 익힐 수 있게끔 도로와 주차장을 만들고, 사람들을 밖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공공시설을 배치하는 도시계획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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