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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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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100일, 1000일, 10년의 사랑- 노창섭(창원시의원)

  • 기사입력 : 2017-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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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우리 부부는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아들과 함께 서울에 다녀왔다. 부모와 함께하는 행사지만 부모들의 프로그램은 일찍 끝나고 아들 프로그램이 오후 늦게까지 진행돼 약간 시간이 남아 행사장에 가까운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연극 골목을 방황하다 연극 한 편을 보기로 하고 극장에 들어갔다.

    제목 ‘러브 액츄얼리’에서 알 수 있듯 관람객의 대부분은 20~30대 연인들이었고 50대 부부가 연극을 보러 오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연극 시작 전 관람객 연인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시간에 우리 부부 사연이 소개돼 연극 티켓 두 장을 선물받는 행운을 잡기도 했다. 사실 극의 내용은 간단했다. 여기에 신파나 반전 같은, 또는 심각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다. 흔한 사랑이야기,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법한 평범한 일상적인 사건을 소재로 관객의 호응과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또한 코믹함을 더하여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지루함이 없이 잘 연출된 작품이었다. 연애 초기의 풋풋한 설렘부터 장기간 연애의 무미건조함까지 100일, 1000일, 10년까지. 만남의 기간에 따라 변해 가는 연인 간의 감정변화를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어 유쾌하게 보여준다. 행복하고 풋풋한 순간들, 오해로 인한 다툼, 다시 만남이 지속되는 그 연속성은 유쾌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들이다. 또한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옛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어찌 됐건 관객의 웃음을 유도하는 작품이었고, 쉼 없이 웃다 보니 최근 몇 주간 창원시의 손해배상 청구로 좀 우울했는데 웃고 나니 엔돌핀 때문인지 제대로 힐링한 것 같다. 우리 부부도 만난 지 30년 된 캠퍼스 커플이다. 연애를 하다 결혼한 지 24년을 지나고 아들 둘 대학생이 되는 세월을 살아 왔다. 살아온 세월만큼 사연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평온하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기 때문이다.

    최근 창원시는 문화예술특별시를 선포했지만 제대로 된 연극 소극장과 독립영화관이 많이 없는 현실이 좀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다양한 연극들을 창원시민들이 많이 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노력해야겠다.

    노창섭 (창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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