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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장단 임기를 나눠먹기 야합한 사천시의회

  • 기사입력 : 2017-0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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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파행을 거듭했던 사천시의회가 의장과 부의장의 임기를 쪼개 나눠먹기하는 야합이 5개월 만에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취재 결과 현 김현철 의장은 내달 6일부터 열리는 임시회에서 사퇴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해 9월 의장이 된 후 만 6개월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 후임은 최갑현 의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최 의원도 9개월 뒤 12월께 사퇴하고, 남은 6개월은 한대식 의원이 마무리하는 계획이다. 이종범 부의장도 6월 말께 사퇴하면 남은 1년은 최용석 의원이 맡기로 했다. 시의원 그들끼리 정한 시나리오대로 완벽한 나눠먹기가 이뤄지는 셈이다.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는 공직의 사유화이며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사천시민들은 지난해 사천시의회가 의장 선출을 놓고 의원들 간 힘겨루기를 하면서 의회의 역할을 망각했던 행위를 기억하고 있다. 의회는 의장 선거 과정에서 2명의 후보가 6대 6 동수를 이루면서 양분돼 끝없이 대치했다. 의회의 조속한 정상운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비난 여론은 외면한 채 3개월가량의 전국 최장(最長) 파행을 기록했다. 여론에 떠밀려 의장단을 선출하는 후반기 원 구성에 합의했지만, 당시 합의 이면에는 ‘임기 쪼개기’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장단의 공식적인 부인에 더 이상 문제 삼기는 어려웠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곧 탄로날 거짓말로 시민들을 기만했다.

    사천시의회는 임기 쪼개기가 의회 운영을 위한 정치적 약속이었고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원들이 오로지 유권자만 바라본다면 협치를 통해 원활한 의회 운영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밀실야합을 놓고 정치적 약속이라는 표현은 어이없는 일이다. 이러한 행태는 결국 지방의회와 의원의 역할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차기 선거 등 자신의 정치적 이해만 좇는 데서 비롯된다. 유권자들은 의회는 파행시켜 놓고 의정활동비를 꼬박꼬박 챙긴 것도 모자라 자리 나눠먹기하는 의원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음 선거에는 이런 사람들을 철저히 배제해야 지방의회가 바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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