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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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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든든한 노후 준비가 건강한 백세인생 만든다

적절한 두뇌·신체활동으로 병 예방
정기검진·규칙적인 식사·운동 필수

  • 기사입력 : 2017-03-0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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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집에서 놀고 있으면 갑갑해 미칠 것 같아요. 몸살이 날 지경이라니깐요. 산에 가는 것도 한두 번이지…! 허허, 이곳에 오면 친구도 만나 얘기도 나눌 수 있죠. 소일거리로 용돈도 벌 수 있죠.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이젠 하루하루 생활이 즐겁다니깐요.”

    30년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지난 2000년 정년퇴임한 남희추(77) 씨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퇴직 후 13년 동안 화장품 관련 사업을 하다 어려움을 겪은 그는 4년 전 노인 일자리 사업장인 ‘창원 시니어클럽 행복나눔 일터’에 취업해 광고전단지 분류작업을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이주현(66) 씨는 2년 전 단감 주산지인 창원 동읍의 실버카페 ‘Cafe愛오다’ 단감점에 취업했다. 예쁜 남방에 앞치마와 나비넥타이를 맨 바리스타 이주현씨는 커피향이 그윽한 카페에서 근무하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즉석에서 커피를 만들어 주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어요. 나이 들어 집에서 놀고먹으면 뭐해요. 늦었지만 배울 수 있어 좋고 사람들 만나 좋고 이런 게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8명이 2인 1조로 나흘에 한 번씩 돌아가며 근무하는 실버카페 ‘Cafe愛오다’에 오면 실버세대 바리스타들이 뽑아주는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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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니어클럽 행복나눔 일터에 취업한 남희추씨(맨 왼쪽)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2012년 발표된 가수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는 한동안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어르신들에게 큰 위안을 안겨줬다. ‘100세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행복한 노후를 위한 준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되려면 무엇보다 철저한 노후 준비가 필요하다. 잘 준비된 노후는 축복이지만 준비되지 못한 노후는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노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 더욱이 100세 시대, 장수(長壽)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노후에 무엇을 하며 어떻게 보내느냐?’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삶의 가치 실현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건강한 삶과 열정이 노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건강 = 경남도 자료에 따르면, 도내 만 65세 이상 인구(2016년 12월 말 기준)는 48만278명으로 경남 전체 인구의 14.2%를 차지했다. 밀양을 비롯해 남해, 하동, 산청, 함양, 거창 등 11개 시·군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고, 진주·통영·사천은 14% 이상인 고령사회, 창원·김해·거제·양산은 7% 이상인 고령화지역으로 들어갔다.

    그렇다면 건강한 노후를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앞으로는 50대에 은퇴하면 40년 이상, 60대에 은퇴하면 30년 이상의 은퇴기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 만큼 30~40년의 행복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생계대책에서부터 건강, 재테크, 취미활동 등 챙겨야 할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가운데 가장 우선이 돼야 할 것이 ‘건강’일 것이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가정의학과 장지용 교수는 “오래 사는 것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 적절한 두뇌활동과 신체활동은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고 말한다. 이어 “삶을 영위하는 동안 지속적인 대사 과정으로 신체 내 세포가 손상되고, 이러한 손상들이 쌓이게 되면 각 장기의 기능이 저하된다”며 “이 럴 경우 각 기관의 기능이 저하돼 활동량이 현격하게 떨어지게 되고 여기에 우울감이나 자존감 저하 등 심리적인 요인이 더해지면 질환의 악화가 심해지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결국 여러 종류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게 되는 ‘다중 이환’이라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편안하면서 믿을 수 있는 ‘건강 주치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통계청 자료(2014년)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국내 노인 중 약 50%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중 고혈압이 57%, 당뇨 23%, 고지혈 2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문제는 이를 방치할 경우 뇌졸중, 심근경색 등으로 발전해 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또한 정기적인 검진과 규칙적인 식사, 운동, 스트레스 해소 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과도한 육류 섭취를 피하고 다양한 채소를 충분히 먹는 습관을 들이고, 운동 시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장 교수는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현재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라도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등 노인 전문 의료진이 면밀하게 ‘노인건강 종합평가’를 시행하는 병원을 정기적으로 찾아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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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동읍의 실버카페 ‘Cafe愛오다’ 단감점에 취업한 이주현씨(왼쪽)가 활짝 웃고 있다.


    ▲경제력(재테크) = 노후를 잘 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에게 필요한 노후자금과 매달 지출할 규모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도 건강 못지않게 중요하다.

    노후를 즐겁게 보내려면 젊을 때부터 노후 설계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녹지 않다. 당장 하루하루 먹고살기가 급급해 저축은커녕 제대로 된 적금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은퇴 이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곤란을 겪는 일들이 허다하다. 은퇴자들은 은퇴 후 좋아진 점으로 ‘일에서 오는 자유로움’을 가장 많이 꼽지만, 나빠진 점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을 드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처럼 노후의 경제력은 삶의 질을 좌우한다.

    최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이 2015년 4~9월 50세 이상 중고령자 총 4816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6차연도 조사’ 결과, 50대 이상 연령층들이 생각하는 노후 적정생활비는 부부 월 237만원, 개인 월 145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에서는 노후를 대비해 65세가 되면 연금보험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좀 더 경제적 여유를 갖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연금보험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연금에는 유형에 따라 연금보험, 연금저축보험이 있으며, 연금보험은 실질적으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는 이들에게 적격이다. 반면 연금저축보험은 세제적격 보험으로 400만원까지 연말정산 소득공제가 가능하기에 직장인들이 많이 가입하는 편이다.

    개인연금은 노후를 위한 준비로, 연금보험은 100세 시대에 꼭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입 시 주의할 점이나 상품의 비교, 개인연금보험 수령액을 확인하는 등 꼼꼼한 비교설계를 해주는 연금보험 비교사이트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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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가활동 = ‘인생 2막’을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 ‘경제력’과 더불어 ‘여가활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 숨겨진 자신의 재능과 끼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6 고령자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하루 7시간 16분(30.3%)을 여가활동에 사용했고, 이 가운데 TV 시청시간이 절반가량인 3시간 48분에 달했다. 문화 활동이나 스포츠 활동, 여행 등 다른 활동은 15%를 넘지 못했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집에서 TV 등을 보며 무료함을 달래는 등 소극적인 여가활동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를 무료하게 보내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여가활동으로 삶의 활력을 되찾고 삶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여가 활용은 일종의 습관이기에 취미, 문화 활동 등 자신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일들을 은퇴하기 전부터 1~2가지 정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국가에서도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들의 여가시간을 활용한 취미 활동 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사회 문화적 혜택과 인프라를 보다 든든하게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글 = 이준희 기자·사진= 전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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