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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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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통영 ‘루지(LUGE)’ 체험

세 바퀴 썰매와 ‘밀당’… 손 꼭 잡고 ‘심쿵 스릴’

  • 기사입력 : 2017-03-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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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에 새로운 놀이기구 루지(LUGE)가 생겼다.
     
    원래 루지는 나무로 만든 썰매를 일컫는 것으로 썰매형 동계 스포츠의 대표 종목이지만 통영 루지는 이것과는 다르다. 통영 루지는 뉴질랜드에 있는 스카이라인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탑승자가 스스로 제어하며 트랙을 내려올 수 있도록 고안된 중력 놀이기구이다.
     
    스카이라인은 뉴질랜드(2곳), 캐나다(2곳), 싱가포르(1곳)에서 루지를 운영 중이며,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루지는 통영 미륵산에 2015년 12월 착공해 지난 2월 10일 개장했다. 미륵산(해발 고도 461m) 110m 높이에서 루지 코스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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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들이 리프트를 타고 상부 터미널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2월 21일 오후 루지 매표소 앞은 수백명의 관광객들이 탑승권을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봄방학의 효과도 있겠지만 개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효과를 누리고 있는 듯했다. 주중에는 30분 이상의 대기가 기본, 주말에는 2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하부 터미널에서 5인승 리프트(스카이 라이드)를 타고 상부 터미널로 향했다. 루지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는 모습을 본 한 관광객은 “제일 재밌는 코스는 저기”라고 가리켰다. 그곳은 직선 구간에서 경사 있는 내리막이 형성된 부분이었다. 알려주신 분은 한 번 이상 탑승한 것이 분명했다. 루지를 타고 내려오는 탑승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재밌다”는 말을 연발했다. 일행들과 줄지어 내려오면서 속도 경쟁을 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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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들이 루지를 타고 트랙을 내려오고 있다.

    5분 정도 리프트를 타고 오르면 또다시 대기 행렬이 시작된다. 루지는 특수설계된 제동 및 조향장치를 이용해 즐기는 무동력 놀이기구인 만큼 처음 타는 사람들에게는 교육이 진행된다. 운영요원 한 명당 네 명의 탑승객을 담당해 브레이크 조작법 등에 대해 가르쳐준다. 레버를 붉은색(몸쪽) 방향으로 당기면 감속과 제동을 할 수 있고, 녹색(바깥쪽) 방향으로 밀면 출발, 가속이 이뤄진다. 1.5㎞ 루지 코스를 타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절대 레버를 놓으면 안 된다는 것. 레버를 놓는 순간 급정거하면서 전복돼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 타면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루지 스탬프를 찍은 사람은 다시 탈 때 교육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상부 터미널에는 처음 타는 관광객과 스탬프 찍은 관광객들로 구분해 출발한다.

    루지에 탑승하니 기대 반 설렘 반이었다. 사진부 선배가 “먼저 갈게” 하면서 앞서 나갔다. 뒤따라가면서 의욕은 가득했지만 본능적인 두려움은 어쩔 수 없었다. 내 생각에는 적당한 속도로 나갔지만 뒤에서 여러 탑승객들이 추월하며 앞서 나갔다. 특별교육을 해 준 안상용 사업부 본부장도 다른 탑승객들보다 앞서며 쏜살같이 질주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해서 빨리 코스를 완주하는 것은 아니다. 제동장치를 얼마나 적절히 사용하는지가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자를 추월한 탑승객 중에는 초등학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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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들이 루지를 타고 트랙을 내려오고 있다.

    상부 터미널에서 출발해 1.5㎞ 구간을 루지를 타고 하부 터미널까지 내려오는 데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트랙은 360도 회전 구간 2개를 비롯해 36개 커브로 이뤄져 있다. 속도가 어느 정도 붙을 만하면 커브 구간이 나타나서 자연스럽게 속도가 줄어든다. 또한 트랙 위험 구간에는 모두 3명의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있다.

    하이라이트는 앞서 말했던 경사가 있는 내리막 구간.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마치 롤러코스터 타고 내려갈 때처럼 무중력 상태 느낌을 경험할 수 있지만 미리 알아서 그런지 그 부분에 이르러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속도를 줄였다. 루지에서는 두려움과 속도가 반비례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도착 지점 100여m를 남겨둔 마지막 커브 구간은 펜스에 부딪힐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어느 정도 루지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마지막 속도감을 즐기기 위해 드리프트를 하려는 탑승객들이 많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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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들이 루지를 타고 트랙을 내려오고 있다.

    하부 터미널에 도착해 루지에서 내리면 왠지 아쉬움도 남는다. 스카이라인 루지가 내세우는 ‘Once is never enough’(한 번은 결코 충분하지 않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이래서일까. 기념품을 파는 곳에서 추가로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다.

    현재 통영 루지 트랙은 하나의 코스로 이뤄져 있다. 이 트랙은 360도 회전 구간을 비롯해 36개 커브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2020년 2월까지 주트랙 2개 등 모두 5개의 트랙을 더 만들어 6개의 트랙(주트랙 3개)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1트랙 옆에는 공사용 도로로 쓰는 2트랙과 아직 공사 초기 단계인 3트랙이 보였다. 주변엔 청소년수련관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도 있으며, 모든 트랙이 다 완성될 경우 산책로에서도 루지를 즐기는 탑승객들을 볼 수 있다.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매점 등 편의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대기시간 동안 먹을 군것질거리나 물, 커피 등은 외부에서 사 가지고 와야 한다. 특히 주말이면 대기가 길어지는 만큼 미리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주차는 360대가 동시 주차 가능하다. 스카이라인 루지 통영 측은 주말에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자 진입도로를 일방통행 형식으로 운영해 도로 양 옆에도 주차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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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승객들이 루지 시승교육을 받고 있다.

    스카이라인 직원은 53명. 외국인 직원은 모두 5명으로, 지사장을 제외한 4명의 외국인 직원들은 운영, 시설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안상용 본부장은 “스카이라인 루지는 1985년 뉴질랜드에서 처음 발명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통영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라면서 “하루 평균 4000명이 찾고 있다. 먹거리를 갖추기 위해 준비 중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의 운영시간도 여름에는 야간 개장도 하는 등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재협조= 스카이라인 루지 통영

    글= 권태영 기자

    사진= 김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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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지를 타는 가족.


    ◆스카이라인 루지 특징

    스카이라인 루지는 쉽게 조작할 수 있어 신장 110㎝ 이상이면 어린이라도 혼자 탑승할 수 있다. 스카이라이드는 최소 신장 85㎝ 이상 돼야 탈 수 있으며, 85~110㎝의 어린이들은 어린이 동반 티켓을 구매한 성인과 함께 타면 된다.

    티켓 판매는 오후 4시 45분까지 하며 오후 5시 마지막 탑승이 이뤄진다. 기상 조건에 상관없이 개장한다. 천둥이나 번개가 칠 경우 운행이 일시적으로 중지되며, 약간의 비가 내리는 날에도 정상 운행한다. 최근 비가 내렸을 때 관광객들은 비옷을 입고 즐겼다고 한다. 다만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폭우가 내릴 경우 운행이 중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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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지 시승교육을 받은 탑승객들이 출발하고 있다.

    스카이라인은 “스카이라인 루지는 세 개의 바퀴로 움직이며 지붕이 없는 카트 형태의 이동식 놀이기구”라며 “탑승자 스스로 방향과 속도를 제어할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 3500만회 이상의 탑승기록이 있다.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찾아가는 길

    내비게이션에서 통영시 발개로 178 또는 통영시 도남동 319-3을 검색하면 된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북통영 나들목이나 통영 나들목에서 빠져 나올 경우 곳곳에서 이정표를 볼 수 있다. 통영버스터미널에서 통영 루지까지 약 20분이 소요되며, 통영케이블카 반대편에서 내리면 된다. 인근에 통영시청소년수련관과 통영케이블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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