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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지방화 시대- 강진태(진주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7-03-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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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울에서 발행되는 국내 굴지의 언론에 ‘금융허브서 떠나는 555조원 국민연금’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국민 노후자금 555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서울에서 전북 전주로 이전하는데,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금융 중심지를 떠나게 된 것은 경제논리가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치 논리에 휘둘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기금운용본부는 해외에서 운용하는 자산이 많고 250곳이 넘는 해외금융사와 거래하며 매달 2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이곳을 방문하는데 서울에서 왕복 5시간이 걸리는 지방도시로 가게 돼 부작용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수익률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필자가 이 기사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한마디로 서울 사람의 잣대로 작성한 매우 편협된 기사라는 점이다. 지금과 같이 통신과 교통체계가 발달된 시대에 과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에 있으면 안 되는 것일까. 말도 안 되는 논리다. 서울에 있는 기관이나 기업은 지방에 나가면 안 된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소위 서울 몰빵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서울사람들은 뭐가 하나 지방으로 나가면 자기 것을 뺏긴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서울 사람들의 이기적인 시각에 대한 예는 많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하기 전 사옥건립 단계에서 호화 청사라는 중앙언론의 비판을 받고, 감사원 감사까지 받으면서 규모를 크게 축소했다. 당초 3563억원의 청사건립 예산을 12% 줄인 3130억원으로 줄여 시공한 것이다. 당시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기업 중 한국전력공사 등 규모가 큰 공기업들은 소위 서울 언론의 같은 맥락의 집중 공격을 받고 청사 규모를 축소하거나 계획을 변경했다.

    그런데 당시 지방이전기관의 호화청사 논란을 제기하던 서울 언론들이 공통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현재의 서울본사보다 높고 크다는 것, 그래서 필자는 서울서 빠져 나가는 공기업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서울 사람들의 억지 논리라고 말하고 싶다.

    지방이전 2년 남짓, LH 본사 청사는 벌써 여유공간이 없어 매우 빡빡하게 운영되고 있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 백년대계를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 행정이 됐다. 본격적인 지방화 시대다. 이제는 지방이 발전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재도약은 없다. 하지만 아직도 소위 서울사람들의 이기심은 하늘을 찌르는 듯하다. 제발 대한민국의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문제를 직시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특히 지방화에 대한 확실한 철학을 갖고 있는 대선주자가 있다면 확실한 지지를 보내야 한다.

    강진태 (진주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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