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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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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42)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32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 기사입력 : 2017-03-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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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은 촌스러운데 옷차림이나 머리 스타일은 세련되어 있었다.

    “땅을 얼마나 사시게요?”

    “많지는 않아요. 30억 정도.”

    김순철의 눈빛이 흔들렸다. 서경숙을 의외로 큰손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이 동네가 개발된다는 정보는 없는데요. 왜 이런 땅이 필요합니까?”

    “집을 좀 사서 세를 놓으려고요. 요즘 은행 이자도 너무 적고…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오르겠죠. 투자를 하려는 거예요.”

    “그렇군요. 알아보겠습니다.”

    김순철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김순철과 헤어져 모처럼 실내골프장에 갔다. 실내골프장에는 민 언니와 정수련이 나와 있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렇게 나왔어? 요즘 한가해?”

    민 언니가 호들갑을 떨면서 서경숙의 어깨를 두드렸다. 서경숙은 골프장의 안면 있는 사람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갤러리 때문에 바빴지. 언니는 어떻게 지내?”

    “나야 맨날 골프장 아니면 찜질방이지.”

    민 언니가 커다란 몸을 흔들면서 웃었다.

    “모처럼인데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정수련이 서경숙에게 물었다. 서경숙은 그녀들과 골프를 친 뒤에 근처의 식당으로 갔다.

    두부전문점으로 유명한 집인데 손님이 많지 않았다. 불경기가 극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갤러리는 잘 돼?”

    두부찌개를 푸짐하게 주문한 뒤에 민 언니가 물었다.

    “그럭저럭 되고 있어. 이제 시작이니까.”

    서경숙은 가게를 둘러보았다. 자주 왔던 식당이라 낯이 익고 주인 아주머니와 종업원들이 그녀를 보자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갤러리 하는 가게는 빌린 거야? 임대 보증금도 굉장할 것 같은데….”

    정수련이 술을 따르면서 물었다.

    “그래. 강남인데 오죽 비싸겠어.”

    민 언니가 맞장구를 쳤다.

    “아니야. 샀어.”

    “정말? 얼마에?”

    “40억 조금 넘어.”

    “세상에. 돈 많다.”

    민 언니가 입을 딱 벌리고 놀라는 시늉을 했다.

    “은행에서 융자받았어.”

    서경숙은 거짓말을 했다. 풍운개발로부터 갤러리로 넘겨받은 건물과 땅은 시가 45억원짜리였다. 부동산을 찾아가 물어보자 그 정도 가격이 형성된다는 것이었다.

    장대한의 회사가 건설하는 유커랜드 공사를 따게 해준 수수료였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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