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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과학기술과 교육- 백점기(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3-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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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문명은 지속적인 혁신과 혁명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해 오고 있다.

    혁신(革新)은 이노베이션(Innovation), 혁명(革命)은 리볼류션 (Revolution)을 말한다.

    한자로 혁신은 껍질을 새로 바꾼다는 뜻이다. 피부를 교체하는 일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수반하는 작업이다. 혁신을 성공시킬 수만 있다면 원하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일단 시작해 보지만 대부분의 혁신작업이 실패로 끝나고 만다. 피부를 새로 바꾸는 일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도중에 포기하고 말기 때문이다. 마취제를 활용해 피부교체 작업을 설사 성공시킨다 한들 바뀌는 것은 껍데기밖에 없다. 속과 틀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획기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혁신만으로는 부족하고 혁명이 필요하다. 껍질은 말할 것도 없고 속과 틀을 통째로 바꾸는 일이 혁명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넘어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꾸는 혁명이 요구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산업분야에서는 증기기관과 기계화를 통한 제1차 산업혁명,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 제2차 산업혁명 그리고 인터넷을 활용한 컴퓨터 정보화와 생산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 제3차 산업혁명을 경험했다.

    최근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 등이 주도하는 산업 동향을 혁명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주장에 공감하면서도 여전히 이것이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할 만한 혁명적인 변화인지에 대한 이견도 있다.

    우리가 유의해야 하는 이유는 잘못된 방향설정으로 인해 인류 문명 발전 방향이나 전략이 왜곡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산업혁명이나 현재의 4차, 나아가 미래의 5차 산업혁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산업 혁명은 인류 난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하다.

    인류는 지금도 다양한 난제에 직면해 있다. 에너지 부족, 물 부족, 식량 부족,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 빈곤과 빈부 격차, 전쟁과 테러, 질병과 건강, 부실 교육, 민주주의와 인권파괴, 인구증가 문제 등이 그것이다. 산업혁명은 선진화된 과학기술의 활용을 통해서 이뤄진다.

    산업혁명을 돈을 버는 목적으로만 생각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과학기술의 선진화와 이를 활용한 산업혁명은 다양한 인류 난제를 해결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다시 말해 돈을 벌기 위해 산업 혁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혁명이 필요하다. 돈은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보상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과학기술과 교육은 지금까지의 산업혁명 시대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단순 작업은 지능 로봇에 맡기고 인간은 기계가 해낼 수 없는 창의적인 과학기술 선진화에 매진해야 한다. 질문과 토론 없는 주입식 교육으로는 지능 로봇을 당해낼 수가 없다. 창의성 계발에 중점을 둬야 한다.

    또한 산업제품의 설계나 제작 등은 이제 혼자 힘만으로 해낼 수 없다. 협동심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수적이다. 초중고교뿐 아니라 대학의 역할도 혁명적으로 바꿔야 한다.

    좋은 스펙으로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만을 교육 목표로 삼는 시대는 지났다.

    어릴 때부터 이웃과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나아가 인류 난제를 푸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자세와 교육이 필요하다.

    기업체 취업만이 유일한 길이 아니라 창업도 삶을 영위하는 중요한 계획 중에 포함시켜야 한다. 대학의 역할도 고등교육과 연구라는 두 가지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기업가 정신의 고취를 통해 선진화된 과학기술을 상품화하고 이를 연계한 산업화에 교직원과 학생이 직접 뛰어들 수 있는 교육 환경과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기술 연구개발과 교육 체계는 혁신을 넘어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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