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성산칼럼] 인구절벽시대, 각종 개발사업도 위기다- 정삼석(창신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3-09 07:00:00
  •   
  • 메인이미지

    온 나라가 탄핵정국으로 혼란스럽다. 태극기와 촛불을 들고 민심이 양분되고 인용과 기각 논쟁에 휘말려 시국이 걱정스럽다. 도시계획을 전공한 필자는 요즈음 또 다른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나라가 저출산 쓰나미에 인구절벽시대를 맞은 것이다. 인구 증가가 각종 개발사업의 원인이 되었지만 현실은 반대로 인구 3대 재앙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출산연령 여성이 105만명 줄고, 지난해 신생아 수도 사상 최저인 40만명으로 급감했다. 더구나 작년 혼인 건수도 사상 최저인 28만 건으로 줄었다. 10년간 정부는 저출산대책으로 80조원의 어마한 세금을 쏟아부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인구 감소는 개발행위의 원인과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어서 앞으로의 국가 미래가 더 걱정이다. 각종 개발사업은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순기능은 실로 엄청나다. 하지만 인구를 감안하지 않은 ‘확대 일변도’ 사업은 장기적으론 세금 먹는 하마이고 허상이며 과욕일 뿐이다. 이젠 성장중심개발이 아닌 차별화된 지역발전을 꾀해야 할 시기가 왔다. 인구는 경제, 교육, 문화, 사회, 국방 등 국가역량을 결정하고 견인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인구절벽시대는 앞으로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 너무나 엄청나고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생산인구가 사상 처음 감소해 경제생산력이 줄고, 내수 소비시장도 위축될 것이다. 저출산으로 초·중·고 교실이 비어가고 대학입학정원 문제의 심각함은 오래전의 일이다. 인구감소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과 손실비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고 심각해질 것이다. 그러나 유일하게 아직도 뻥튀기 인구예측으로 허상을 좇아가는 분야가 있다. 바로 지자체 인구를 부풀리고 이를 근거로 한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10년 전부터 인구감소가 진행된 이웃 일본은 신도시가 유령화되고 빈집도 800만 채에 이른다. 이젠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 예측하고 효용성 높은 개발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시점이 도래했다. 전국 242개 지자체 예측인구를 합산하면 1억명이 넘는다. 이 수치는 실제 인구보다 2배 이상 뻥튀기로 책정돼 있다. 이를 근거로 주택과 공공사업을 벌이고 있어 과잉공급과 예산낭비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융자심의를 하고 있지만 정치논리에 따라 결정되는 사업이 많다. 올해 주택물량만 해도 전국에서 5만 가구 이상 과잉공급될 전망이다. 이는 과장된 수요예측의 결과라는 증거이다.

    통합창원시의 경우, 도심재개발·재건축사업은 부동산 침체로 인해 줄줄이 취소되고, 북면신도시의 주거지역 일대 개발 이후 타 지역 분양이 저조해지고 사업진행이 원활하지 못하다. 상업지역도 기존 상권의 활성화 대책 없이 최근 중앙역세권 개발사업이 추가로 진행되어 기존 상권은 더욱 침체되고 쇠락해 가고 있다. 상업지역도 이용인구에 비해 과다 지정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서항매립지구 사업시행자는 수익성 명분으로 과다한 상업·주거지역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서항지구 상업지역이 확대된다면 수백억원의 국비지원으로 옛 상권을 되찾고자 추진하는 창동, 오동동 도심재생 활성화사업은 더욱 어렵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이용인구는 한정되거나 감소하지만 상권 확장만을 위한 과욕에서 벌어진 결과인 셈이다.

    조만간 헌법재판소 최종 탄핵 결정이 있을 전망이고, 탄핵 여부에 관계없이 올해는 대선정국이 시작된다. 표만 의식한 대선주자들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지역개발공약을 남발할 것이다. 결국 지자체장 선심공약이 ‘뻥튀기 주범’이라면, 지역인구를 고려하지 않은 대선공약은 대중 영합의 근시안적 이기주의이고 포퓰리즘으로 허상에 불과하다. 이유는 저출산 인구절벽시대에 인구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어떤 정책도 미래가 없고, 아무리 훌륭한 정책도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현실성 있는 인구정책을 제시하는 후보만이 먼 훗날 진정 성공한 지도자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정삼석 (창신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