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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47)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37

“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 기사입력 : 2017-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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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성이 왜 그녀를 만나고 있는지 뚜렷하게 확신이 서지 않았다.

    “혹시 필요한 거 있으세요? 선물로 사다가 드릴게요.”

    “저는 아무거나 상관없어요.”

    “그래요. 그럼 즐거운 데이트 하세요.”

    이동성은 간단하게 통화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미안해요. 전화를 받지 않을 수 없어서….”

    서경숙은 강병훈에게 사과했다.

    “괜찮습니다. 남자 친구인가요?”

    “그냥 친구예요. 편하게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남자들은 부인이 있으면서도 여자 친구를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부인이 있는 남자입니까?”

    “아니에요. 이혼한 남자예요.”

    서경숙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청계천에서 나와 2층에 있는 호프집으로 들어갔다. 창가에 앉자 비오는 청계천이 내려다보였다. 강병훈이 치킨과 생맥주를 주문했다.

    “구청장 일도 바쁘죠?”

    맥주컵을 부딪치고 한 모금을 마신 뒤에 강병훈에게 물었다.

    “회의가 많아요. 행사도 많고….”

    “그런 일이 즐거우세요?”

    “젊었을 때부터 해온 일이라 크게 힘들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이번 임기 끝나면 국회로 가야죠.”

    강병훈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국회의원이 되려면 피 말리는 선거전을 치러야 한다. 민병삼과 강병훈은 같은 당 소속이었다.

    “민병삼 후보와 같은 당이죠?”

    “어떻게 아십니까?”

    “민병삼 후보 캠프 사람들을 좀 알아요.”

    “그렇군요.”

    강병훈이 뜻밖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저는 몇 년 뒤에 배낭여행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사실 외국 풍경, 외국 음식 같은 것들과 만나는 건 즐거운 일이죠.”

    배낭여행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위험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구청장 일을 하면 재미있는 사람도 많겠어요.”

    “많지요. 실망스러운 사람도 많구요.”

    “어떤 사람이 실망스러워요?”

    “어느 지역 구청장이 있는데 성격적으로 문제가 많아요. 어떤 일로 형수와 싸웠는데 형수한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더라고요.”

    강병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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