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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와 대형병원- 이철호(터직업환경의학센터 대표원장)

  • 기사입력 : 2017-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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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우리사회에는 방송이나 인터넷 그리고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광고 등에서 홍수처럼 쏟아지는 의학상식이 무차별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의학상식에는 잘못 알려진 건강상식도 있고, 일반인들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올바른 정보가 혼재돼 있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누구나 어느 의사, 어느 병원을 찾을 것인가로 고민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대학병원이냐, 개인병원인지로 고민하게 될 것이고, 또 어떤 경우에는 내과냐, 외과냐, 피부과냐를 놓고 고민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때 많은 환자들은 질병의 경중이나 치료효과를 고려하지 않고서 여러 가지 불편을 무릅쓰면서까지 큰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사를 잘 믿지 않는다. 한국인 중에서 단골의사를 가진 사람의 비율은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한 곳에서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진단결과가 조금이라도 납득이 되지 않거나, 치료를 받고 나서 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약국, 병원, 한의원을 전전한다. 용하다는 비방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오죽하면 ‘의사 장보기(doctor shopping)’라는 말이 생겼겠는가.

    결국은 ‘명의’가 있는 대학병원에 모여들어 마침내 종합병원 환자집중 현상이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병원에서의 기나긴 대기와 불편함에 질린 나머지 일부에서는 의료산업도 수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것을 보고 어떤 사람은 국민들이 이제는 ‘고급 의료’를 원한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큰 병원을 이용하게 되면 항상 듣는 이야기로 ‘3시간 기다려, 3분 진료’를 경험하게 된다. 혹 어떤 경우에는 며칠에서 몇 달까지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또 진료비에서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율도 의원인 경우 30%에 불과하지만, 일반병원의 경우는 40%, 종합병원의 경우 50%, 대학병원의 경우는 60%를 내야만 한다. 그래도 큰 병원에 환자들이 몰려드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과연 큰 병원만이 좋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일까?

    일반인들이 병원을 찾는 문제의 대부분(질병의 발생 빈도별로 따졌을 때 약 90%)은 일차의료(의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밝혀져 있다.

    필자는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언제라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일차의료기관(의원)의 의사를 주치의로 정해서, 자신과 가족의 건강에 관한 모든 문제를 상의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얼마 전 TV에서 방영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의료체계가 가장 우수하다는 북유럽의 나라(스웨덴, 핀란드 등) 국민들은 일차의료기관의 의사를 모두 주치의로 두고 있었다. 건강문제를 항상 의논할 수 있고, 자신에게 필요한 질병에 대한 예방적 방법과 진료를 충분히 받으며, 심각한 질병의 경우 상급병원으로의 협진이 가능한 의료체계는 우리의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물론 큰 병원을 꼭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나 흔치 않은 병, 흔한 병이라도 합병증이 생겼거나 일차의료 수준에서 잘 치료가 되지 않을 때는 마땅히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장기간의 입원을 필요로 하는 중한 병일 경우도 주치의와 상의해서 큰 병원을 찾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병은 의원에서도 해결할 수 있으며, 지나치게 대학병원만을 좋아하는 것은 개인으로나 국가적 차원에서나 불필요한 일이다. ‘가깝고 편리하고 경제적 이득이 있는’ 의원을 널리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이 철 호

    터직업환경의학센터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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