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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 거간즉망(拒諫則亡) - 간언을 막으면 망한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7-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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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나라 학자인 여공저(呂公著)가 영종(英宗) 황제에게 “간언(諫言)을 받아들이면 흥하고, 간언을 막으면 망합니다(納諫則興, 拒諫則亡)”라고 했다.

    당(唐)나라 명신 장현소(張玄素)가 황음무도한 태자 이승건(李承乾)에게 “잘못을 꾸미고, 간언(諫言)을 막으면 반드시 실패와 손해를 가져옵니다(飾非拒諫, 必招敗損)”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간언(諫言)’이란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을 바로잡으려는 말이다.

    잘못된 윗사람은 간언을 ‘자기에게 대드는 말’, ‘자기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말’ 등으로 오해한다.

    역사상 성공한 임금이나 지도자는 다 간언을 잘 받아들이고, 나라를 망친 임금들이나 못된 지도자들은 간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은(殷)나라 마지막 임금, 폭군 주왕(紂王)도 개인적인 능력은 뛰어났고 즉위 초에는 정치를 상당히 잘했다.

    그러나 간하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간하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간하는 말을 한 자기의 숙부 비간(比干)을 죽였다. 결국 주(周)나라 무왕(武王)의 공격을 받아 나라가 망하고 자살하고 말았다.

    연산군(燕山君)은 세자 때부터 공부에 관심이 없고 못된 행동을 했다. 스승인 지족당(知足堂) 조지서(趙之瑞)는 아주 준엄하게 “앞으로 임금이 될 것인데, 이래서는 안 됩니다. 공부를 게을리하면 주상전하(主上殿下 : 成宗)에게 고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연산군은 ‘조지서는 큰 소인이다(趙之瑞大小人)’라고 써 붙였다.

    왕위에 오르자 바로 조지서를 잡아가 능지처참하고 목을 베어 매달아 “내 기분을 거스르는 말을 하는 사람은 이렇게 된다”라는 협박용으로 썼다. 연산군은 10년 만에 쫓겨나 섬에 귀양가 있다가 곧 병들어 죽었다.

    세종대왕은 여러 신하들과 논쟁에 가까울 정도로 대화를 많이 했다. 어떤 때는 신하들이 세종대왕을 인신공격에 가까울 정도로 대들었다. 그러나 세종대왕은 대화를 통해서 설득했다. 간하는 말을 받아들인 것은 물론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임금이고, 학문과 문화는 물론이고 과학, 국방까지도 가장 번성한 시대를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탄핵으로 대통령에서 파면돼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기다리는 것은 검찰의 수사다.

    상당히 기대를 받고 직접선거 실시 후 51%라는 최고의 득표를 해 대통령에 취임했다. 왜 탄핵으로 파면된 최초의 대통령이 됐을까? 바로 ‘간하는 말을 거절하면 망한다’는 진리가 그대로 들어맞은 것이다.

    유승민, 전여옥, 이혜훈, 진영 등 최측근들이 다 쫓겨났다. 문고리 삼인방은 18년 동안 변함없이 곁을 지켰다. 왜? 조금이라도 듣기 싫은 바른 말을 하면 철저하게 쫓아내면서, 듣기 좋은 말 하는 사람은 감싸며 곁에 두었기 때문이었다.

    간하는 말을 듣고 냉정하게 반성했더라면 이런 비참한 결과는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다.

    *拒 : 막을 거. *諫 : 간할 간.

    *則 : 곧 즉. *亡 : 망할 망.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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