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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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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50)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40

“서 이사는 아름답소”

  • 기사입력 : 2017-03-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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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준생은 넥타이를 매지 않고 셔츠 차림이었다. 골프장에라도 다녀온 것일까. 오렌지색의 울 셔츠에 잿빛의 재킷만 걸쳐 한결 젊고 세련되어 보였다.

    “어서 와요.”

    임준생이 반갑게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회장님, 잘 지내셨어요? 오늘은 더욱 젊어 보이시네요.”

    서경숙은 임준생과 악수를 나누었다.

    “하하. 서 이사는 항상 귀가 즐거운 말을 한다니까… 앉아요.”

    서경숙은 임준생과 마주앉았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무슨 소리를… 내가 서 이사에게 큰 도움을 받았소.”

    “저녁 식사 같이할 수 있으세요? 제가 대접할게요.”

    “하하. 나도 막 그런 생각을 했는데… 서 이사와 함께하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오. 저녁은 내가 사지. 일향원이라고 맛있는 한정식집이 있소.”

    서경숙은 임준생의 차를 타고 청계산 뒤에 있는 한정식집으로 향했다. 임준생과 나란히 뒷좌석에 앉자 그가 서경숙의 손을 잡았다.

    “서 이사는 아름답소.”

    “회장님도 멋져요.”

    서경숙은 낯간지럽다고 생각하면서 웃었다. 그러나 임준생의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이내 산골짜기에 있는 일향원에 도착했다. 일향원은 회원제로 되어 있는 고급식당으로 한복을 입은 여자들이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들은 VIP실로 안내되었다. VIP실은 넓고 고풍스러웠다.

    메뉴는 일인당 15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고급 식당이었다.

    임준생이 가장 비싼 걸로 주문했고 이내 차부터 들어왔다. 차를 마시고 나자 다양한 한정식 요리가 하나 가득 들어왔다.

    “제가 술 한잔 올리겠습니다. 인삼주인데 향이 아주 좋습니다.”

    식당 일향원의 여주인이 들어와 임준생에게 술을 따랐다. 임준생이 여주인을 서경숙에게 소개했다. 서경숙은 그녀와 명함을 주고받았다.

    “저는 조희령이에요.”

    조희령이 서경숙에게도 인삼주를 따랐다.

    “저는 서경숙이에요.”

    서경숙은 인사를 나누고 인삼주를 한 모금 마셨다. 입안에 인삼의 향이 가득 퍼졌다.

    “향이 정말 좋네요. 수삼 씹을 때 같은 향이 입안에 돌아요.”

    “술을 알아주시니 고마워요. 이 술을 드릴테니 천천히 드세요.”

    조미령이 약간 놀란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저희 갤러리에 한번 놀러오세요.”

    서경숙은 조희령에게 상냥하게 말했다.

    “반드시 들를게요.”

    조희령이 인사를 하고 물러갔다. 음식은 정갈하고 맛이 좋았다. 인삼주도 은은하게 취기를 오르게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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