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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 야야호면(夜夜好眠) - 밤마다 잠을 잘 잔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7-03-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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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사람에게 잠자는 것은 마치 시간을 버리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대학입시를 앞둔 고3 학생들은 4당5락(4시간 자면 합격하나 5시간 이상 자면 불합격한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잠을 마음껏 잘 수가 없다.

    그러나 잠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밤이 없고 낮만 계속된다면 사람은 오래지 않아 다 죽고 말 것이다.

    잠자는 시간은 시간을 버리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생명력을 얻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다. 마치 전자제품의 배터리같이 충전하는 것과 같다. 충전을 잘 해야 전자제품을 쓸 수 있듯이, 잠을 잘 자야 다음날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속담에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고, 양생서(養生書)에도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양생에서 긴요한 일이다’라고 했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 다음 날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가 없다. 흐릿한 정신으로는 자기의 맡은 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가 없고, 새로운 창의력을 내놓을 수가 없다.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로 사고도 근무자의 수면 부족이 원인이었다.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가던 비행기가 조종사와 부조종사가 모두 조는 바람에 하와이까지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온 일이 있었다. 자동차 사고도 대부분이 졸음운전 때문에 발생한다.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한 것이 졸음운전이라고 한다.

    흔히 주고받는 인사말로, “잘 먹고 잘 자고 있다”라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쓰는데, 실제로 ‘잘 먹고 잘 자는 생활’을 하면 행복한 사람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성인의 10%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보다 조기사망의 위험이 54% 높다고 한다. 30년 전쯤에 심하게 불면증을 앓아 고통을 받고 있던 선배 교수가 불면증의 괴로움을 하소연하기에, 불면증의 고통을 몰랐던 필자가 “잠 안 오면 책 보면 될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가 심하게 공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지금 인터넷, 카카오톡, 채팅, 전자오락 등등으로 청소년들의 잠자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고, 청소년들 가운데는 불면증 증세가 있는 사람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수면 부족은 성인병 유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다.

    지금 청소년들이 성인이 됐을 때는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람을 편리하고 즐겁게 수월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전자기기들이 도리어 사람을 심각한 질병으로 내몰고 있다.

    매년 3월 둘째 금요일은 바로 세계수면의 날이다. 세계인들에게 수면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서 2008년 세계수면학회에서 제정했다. 수면을 전공으로 연구하는 의학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쉬운 일 같지만 쉽지 않다고 한다. 너무 전자기기에 의존하지 말고, 매일매일 잘 먹고 잘 자서 각자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바란다.

    * 夜 : 밤 야. * 好 : 좋을 호.

    * 眠 : 잠잘 면.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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