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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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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서 발암물질 검출… 안전 찜찜

김만구 교수 ‘방출물질 검증’ 시험
국내 시판 중인 10개 제품 모두
벤젠 등 독성화합물질 검출

  • 기사입력 : 2017-03-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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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에서 판매량이 높은 생리대 10종 모두에서 독성화합물질이 검출되면서 월경용품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김만구 교수는 21일 오후 여성환경연대가 주최한 ‘여성건강을 위한 안전한 월경용품 토론회’에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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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내 한 백화점에 진열돼 있는 생리대.

    김 교수는 국내에서 판매량이 높은 일회용 중형 생리대 5종과 팬티라이너 5종, 다회용 면 생리대 1종 등 11개 제품을 체온과 같은 36.5℃를 유지하는 20L 챔버 안에 두고 어떤 화학물질을 방출하는지 지켜봤다.

    실험 결과 약 200종의 총 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방출됐다. 이 가운데 20종은 벤젠과 스티렌 등 독성화합물질이었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원료가 아니라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이지만, 피부접촉이나 호흡기 흡입을 통해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은 중형생리대는 평균 4185ng(나노그램), 팬티라이너는 평균 7468ng이었다.

    발암성 1군 물질이면서 생식기능이나 태아 발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식독성인 벤젠은 면생리대, 중형생리대 2종, 팬티라이너 1종에서 검출됐다. 스티렌은 면생리대를 포함해 중형생리대 5종, 팬티라이너 5종 전부에서 검출됐다.

    피부에 바로 접하는 생리대 착용상황에서는 독성물질의 농도가 더욱 짙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의 생리대를 각각 착용한 상황에서 공기 중에 노출되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의 농도는 2만4670~24만7520㎍/㎥로 측정됐다. 다중이용시설 실내 관리 총휘발성유기화합물 기준(500㎍/㎥이하)과 비교하면 수십 배 이상, 최고 500배가 넘는 높은 농도에 장시간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면 생리대의 경우 구입 후 바로 사용하면 일회용 생리대들보다 총휘발성유기화합물들이 가장 많이 검출됐지만 제품을 물세탁하면 72%, 삶으면 99%까지 감소했다.

    생리대에서 나온 유해물질이 인체에 직결해 미치는 영향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여성의 외음부는 화학물질 흡수력이 높은 데다 생리대와 밀착돼 유해물질이 빨리 축적될 수 있으며, 노출이 지속적인 만큼 위해성 평가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가 살면서 화학물질에 노출이 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지만, 여성은 생리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도 추가적으로 위해물질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알고, 면 생리대를 삶아 사용하는 등 여성들의 건강을 위해 화학물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여성과 월경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음지에서 이야기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는 월경을 양지로 끌어내 활발하게 논의하고, 연구해 월경용품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안전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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