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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2분 30초- 차상호 사회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3-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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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일이 춘분(春分)이었다. 24절기 중 네 번째 절기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이다. 하지는 낮의 길이가 일 년 중 가장 긴 날이다. 춘분에서 하지까지 매일 2분 30초씩 낮이 길어진다고 한다. 하지에서 추분까지 또 매일 2분 30초씩 해가 짧아지고 동지가 되면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 된다. 정확히 2분 30분초라기보다 태양과 지구의 움직임이 그렇듯 시간 또한 시나브로 흐른다.

    ▼24절기는 봄이 시작되는 입춘을 비롯해 우수, 경칩을 지나 춘분에 이른다. 원래 24절기 개념은 중국의 계절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후와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 태양을 기준으로 나누는 절기인지라 전통적으로 음력을 사용했던 우리와는 시차가 날 수밖에 없고, 음력 날짜가 계절과 차이가 많이 날 때는 윤달을 넣어 계절과 맞게 조정한다. 통상 춘분은 양력 3월 21일이지만 올해는 윤년이라 3월 20일이 춘분이었다.

    ▼춘분은 우리 선조들에게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날이다. 겨우내 쉬고 있던 머슴들에게 다시 일을 시킨다며 ‘머슴떡’을 나이대로 먹였다고도 한다. 봄의 시작을 입춘으로 삼았다면 춘분은 우리 조상들에게 일 년 농사의 시작점이었던 셈이다. 일본은 1948년부터 축일법(국민의 휴일에 관한 법)에 따라 3월 춘분과 9월 추분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계절 변화를 앞두고 자연을 기리며 생명을 소중히 하는 날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일본 사람들은 조상 성묘를 가거나 ‘하나미’라는 꽃놀이를 다니는 풍습이 있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가야산 해인사 장경판전도 춘분과 깊은 인연이 있다. 춘분과 추분 오후 3시가 되면 장경판전 입구 동그란 문과 기와에 비친 햇살이 연꽃 모양의 그림자를 그린다. 1년에 딱 두 번 장경판전 앞에 햇살연꽃이 피는 것이다. 매화는 만개했고, 목련은 벌써부터 꽃잎이 떨어진다. 창원대로변에는 개나리가 노랗고, 진해에도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봄이 진정 시작된 이때 봄꽃을 만끽해보자.

    차상호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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