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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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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덫과 금리의 역습…금통위 주목

고위험가구 부채 전체의 7%…자영업자, 한계기업도 치명타

  • 기사입력 : 2017-03-26 10: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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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시장금리가 뛰면서 이미 빚의 덫에 빠진 가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출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기준 금리라도 오르면 가뜩이나 힘든 한계 차주나 자영업자에게는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현재로썬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1천300조원을 훌쩍 넘은 가계부채가 한은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한은이 통화정책을 사용하기는 현 단계에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내외 금리 차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탓에 인상 결정이라도 내리면 빚더미에 앉은 가구는 빚의 덫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하게 될 수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부채가 자산평가액보다 많은 고위험가구 부채는 전체 가계부채의 7%인 62조원에 이른다. 금액으로 전년보다 33.6%(15조6천억원) 급증했다.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받은 저신용(7-10등급)이나 저소득(하위 30%)자인 취약차주의 대출액은 작년 말 78조6천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6.2%에 이른다.

    금리가 오르면 당장 급한 건 자영업자들이다.

    한은이 발간한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0.1% 포인트 오르면 폐업위험도가 7∼10.6% 오른다.

    업종별로는 음식·숙박업의 폐업위험도가 10.6% 상승, 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중년층이 직장에서 은퇴한 후 많이 차리는 치킨집과 소규모 식당이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서 비임금근로자(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2015년 기준 671만명으로, 이들이 국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9%다.

    정도가 덜하지만, 기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기업 중에는 철강, 조선 등 취약업종ㅡ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금리 인상에 취약하다.

    한은의 '금리 상승 시 이자보상배율 변화 추정 보고서'를 보면 올해 기업의 연평균 차입금리가 작년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고 가정할 때 영업활동으로도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 비중이 28.8%에서 33.4%로 증가한다.

    성 교수는 "실물경기가 회복돼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물경기 회복 전까지는 위기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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