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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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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축제 앞두고 진해 벚나무 ‘신음’

2006년 조성한 안민고개 데크로드
나무 옥죄고 화학물질 생장 장애
구청 “실태 확인 후 조치 취하겠다”

  • 기사입력 : 2017-03-2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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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최대의 봄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 개막이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정작 축제 주인공인 벚나무에 대한 관리 허점으로 생장장애 등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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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창원시 진해구 안민고개의 벚나무가 데크로드에 감싸져 있는 가운데 밑동 부분의 껍질이 괴사 상태를 보이고 있다./김승권 기자/

    ◆벚나무 목 조르는 데크로드= 24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안민고개 데크로드. 지난 2006년께 진해 전경과 벚꽃을 보러온 방문객을 위해 4㎞ 구간의 데크로드를 조성했지만, 지금은 중간중간 들어선 벚나무를 목에 칼을 채운 모양으로 데크가 옥죄고 있다. 벚나무가 10여 년간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무를 둘러싼 데크 부분은 그만큼 넓어지지 않아 압박으로 상처가 생기기도 했다.

    게다가 데크는 시민들이 걸어갈 때마다 벚나무에 그대로 충격이 전달되기 쉬운 구조다.

    또 데크 소재인 ‘ACQ 방부 목재’에 사용된 화학물질은 인체 유해도는 낮지만 식물 생장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령이 오래된 벚나무들은 노령화 탓도 있지만 이러한 환경 때문에 밑동 부분의 수피(나무 피부)가 썩어 조금만 힘을 줘도 쉽게 뜯길 정도였다.

    산림 전문가 박정기씨는 “벚나무는 충격에 약해 가지치기도 함부로 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데크가 나무를 조일 정도로 밀착됐음에도 데크 일부를 자르지 않는 것은 나무의 성장을 전혀 고려치 않은 것이다”며 “ACQ 목재에서 용탈(물질이 수중에 용해돼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된 화학물질이 흘러나오면 나무가 그대로 흡수한다”고 지적했다.

    ◆토양 경질화 막을 보호 덮개도 적어= 진해 도심에 가로수로 심긴 벚나무는 사람들이 이동하면서 흙을 밟아 토양이 딱딱해질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방지할 ‘수목 보호 덮개(또는 홀더)’도 설치돼 있지 않은 곳이 많다. 토양이 단단해지면 물기가 잘 스며들지 않아 나무가 생장에 필요한 수분을 흡수하기 어렵다.

    경남도 산림환경연구원에서 근무했던 한 도청 관계자는 “가로수가 뿌리 내린 토양의 경질화를 예방하는 데에는 보호 덮개가 효과적이다”고 조언하면서 “노령화된 벚나무들은 근본적인 치료나 생육 환경 개선책 없이 약을 치거나 주사만 놔서 나무를 연명하다 보면 나중에 한꺼번에 죽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자체 확인 후 조치= 진해구청 관계자는 “안민고개 벚나무들에 대해 확인 작업 후 필요하면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면서도 “수목 보호 덮개는 과거 설치를 진행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은 것 같고, 나무 뿌리가 자라면서 덮개를 들어올리는 탓에 발에 걸려 넘어져 다치는 시민들이 많아 고민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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