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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해시가 ‘쩍다’

  • 기사입력 : 2017-03-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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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미사 ‘~쩍다’는 ‘그런 것을 느끼게 하는 데가 있다’는 뜻을 더해 여러 형용사를 만든다. ‘미심쩍다’, ‘수상쩍다’, ‘궤란쩍다(분수에 넘쳐 건방지다)’, ‘멋쩍다’ 등의 단어들이 탄생하게 된다.

    과거 석산을 개발하고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불법 폐기물 매립 의혹이 제기된 김해 나전 석산 지구. 의혹을 풀기 위한 시추조사를 마쳤지만, 조사에 대처하는 김해시 일련의 행보가 이루 말할 데 없이 ‘OO쩍다’.

    진행은 미심쩍다. 21일 사업예정지에서 기자단과 만난 김해시 관계자는 깊이별 5개 시료를 채취한다고 공언했다가 이틀 뒤엔 한 공당 한두 개 시료만 조사하겠다고 약속을 바꿨다. 첫날 파보니 폐아스콘과 슬러지가 속속 나온 후였다.


    검증은 수상쩍다. 바꿔치기 사고를 막기 위해 채취된 시료는 김해시가 직접 옮기는 게 마땅한데도 불법 폐기물 매립을 의심받고 있는 업체 관계자가 직접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하기 위해 옮겼다. 환수도 해당 업체가 직접 하며 빈축을 샀다.

    해명은 궤란쩍다. 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금일(22일) 시추 시 채취한 시료 대부분이 성토용으로 적합판정을 받은 순환골재와 일부 채석 과정에서 발생한 폐석분 토사”라며 “불법 폐기물이 아니다”고 확정 발표했다.

    군말이 계속 나오자 시추 조사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에는 허성곤 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았다. 한 점 의혹 없도록 조처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까진 좋았는데, 시가 받고 있는 의혹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언론이 너무 앞서 가서 밤잠을 못 잔다”고 서운한 감정을 쏟아냈다.

    지난해 시의회의 수차례 공개 요구에도 삼계나전지구 개발 ‘조건부 수용’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데다, 시추조사 전부터 지금까지도 업체 봐주기 의혹은 종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입 밖으로 꺼낸 말 치곤 멋쩍다.

    도영진(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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