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가고파] 먹는 물과 혈관- 김정민 경제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3-28 07:00:00
  •   

  • 과거 1980년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는 이른 아침에 주전자에 물을 받아 놓는 ‘물당번’이 존재했다. 학생들이 물을 함께 마시기 위함이다. 운동장 수돗가에서는 땀을 흘리며 뛰어놀던 학생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물을 마셨다. 대동강 물을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의 일화는 이처럼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우스갯소리였다. 물을 돈 주고 사 먹는다는 건 쓸데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봉이 김선달은 ‘물 장사’의 선구자인 셈이 됐다. 물이 부족하면 생태계가 파괴되고, 물을 놓고 국가 간 분쟁도 허다하다. 1967년 중동에서 일어난 ‘6일 전쟁’은 물 때문에 발생했다. 물이 그만큼 소중해졌다는 얘기다. 이를 방증하듯 국내 생수시장은 경제 불황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생수시장 규모는 무려 7400억원으로 파악됐다. 오는 2020년쯤에는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유엔이 물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물의 중요성을 일깨우자는 의미로 지정했다. 이날 기념식 부대행사로 K-water 경남부산지역지사가 수돗물 물맛 비교 시음회를 열었다. K-water가 생산하는 수돗물인 ‘미미르’와 수입산 물인 ‘에비앙’, 국내 ‘삼다수’ 등 3가지 물을 블라인드 형식으로 마신 후에 ‘가장 맛있는 물’에 투표하는 방식이었는데, 미미르가 좋은 평가를 받아 참석자들이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밀양댐 물을 정제한 미미르와 일반 수돗물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막연한 불안감에 수돗물은 먹는 물로 부적합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실제 정수된 수돗물 품질은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돗물의 인식 변화를 위해서는 물탱크와 낡은 수도관 개선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정수된 수돗물이 식수나 생활 용수로 쓰이기 위해서는 보급되는 과정에서 녹이나 때, 그리고 이물질 등이 스며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건강에게 깨끗한 혈관이 중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정민 경제부 차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