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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 내 인생, 끝까지 좋을 수 있을까?

  • 기사입력 : 2017-03-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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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진해영광교회 목사)


    “끝까지 좋을 수 있을까?” 요즈음 사회의 여러 가지 현상들을 보면서 나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물음표이다. 보통 시작은 잘한다. 처음 만남도 대체적으로 좋은 관계 속에 웃으면서 만난다. 그러나 마지막은 슬프게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뉴스의 초점이 됐던 국가적 사건들이나, 주변에 일어나는 여러 일들도 그런 경우가 많다. 그래서 “끝까지 좋고 또한 잘할 수 있을까?”를 남은 평생의 과제로 삼아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팔고 역사의 죄인이 된 가룟 유다를 생각해 본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인생의 마침표를 찍었는가? 분명 그는 시작만큼은 좋은 사람이었다. 예수님의 부름을 받아 제자 공동체의 재정 업무를 맡을 만큼 신뢰를 받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은 너무 좋지 않았다. 스승을 판 것뿐만 아니라 자살로 그의 인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어쩌면 이런 자살 행위는 예수님을 판 것보다 더 큰 죄라고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신의 잘못을 인식은 했지만, 그 이후 변화된 새 삶을 살지 못하고 바로 자살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비난받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만약 그가 다시 새 삶을 살았다면 모든 것을 용서받고 오히려 더 좋은 제자가 될 수도 있었다. 다윗왕이 그러했고, 베드로도, 바울도 그런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거의 공과(功過)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사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일이며, 이것이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용서와 사랑의 정신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간음하다 끌려온 여인에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다시는 가서 죄를 범하지 말라”라고 말씀하셨다. 현재와 미래의 반성된 삶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룟 유다의 자살은 너무 안타까운 일인 것이다.

    지금 교회력(敎會曆)으로는 4월 15일까지 예수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사순절(四旬節) 기간이다. 그중 오는 13일은 가룟 유다가 은 30에 예수님을 판 날이고, 14일은 성(聖) 금요일로 십자가에 달리신 날이며, 16일은 부활하신 날이다. 이런 날들 속에서 다시 한 번 가룟 유다를 회상해 본다. 그는 왜 처음은 좋았으나 마지막은 비극이었을까? 정체성의 혼란과 의심 등 많은 이유들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나 자신이다. 나도 가룟 유다가 될 가능성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어떻게 시작했으며, 어떻게 내 인생을 마칠 것인가? 마지막이 좋아 웃으면서 흔쾌히 떠날 수 있을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본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잘 제공하지 않는다. 과거를 문제 삼아 현재와 미래의 길을 막는 냉혹함이 허다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항상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에 더 초점을 두신다.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절) 라고 하셨다. 과거의 반성과 새로움만 있다면 항상 용서하시고 다시 기회와 재기의 발걸음을 도와주신다. 그렇다면 이런 의미 있는 절기에 다시 한 번 희망 안고 그분의 넓은 품에서 ‘끝까지 좋음’을 위해 달려가야 하지 않을까? 이정희 (진해영광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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