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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취업률 제고와 일본의 경험- 정재욱(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3-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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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한국의 대학사회는 자신의 역량이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고통과 딜레마에 싸여 있으니, 이름하여 졸업생 취업률 제고이다.

    이를 반영이나 하듯이 캠퍼스 곳곳에 걸려 있는 ‘00합격’, ‘00입사’ 등과 같은 플래카드는 관련 학과의 중요한 홍보 수단의 하나로 자리 잡았고 대학의 관리운영주체들 역시 대학평가를 염두에 두고 취업률 제고를 핵심적 과제로 삼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물은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졸자들이 겪는 취업의 어려움은 각종 통계자료 등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최근 3~4년에 걸친 대졸자 취업률을 보면 지난 2013년도를 기점으로 당해 연도의 65.3%를 정점으로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여주고 있고, 아주 최근에는 60%를 밑돌 것으로 일부 전망하고 있다. 이는 대졸자 10명 중 4명 이상이 미취업자로 분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양상이 일정 기간 지속될 경우, 당사자는 물론 그 부모와 가족들이 받는 고통, 사회가 안게 되는 사회비용 등은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부에서는 스트레스 등으로 머리가 빠지거나 정신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시선을 밖으로 돌려보면 우리에게 또 다른 시사점을 주는 곳이 있으니, 이는 일본 대학사회의 양상이다. 일본의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16년 3월자 대졸자 등의 취업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수치들로 되어 있다.



    일본의 경우, 2010년 이후 대졸자 취업률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 결과 2016년 3월 현재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약 97.3%(2015년 대비 0.6% 증가), 단기대학 97.4%(1.8% 증가), 고등·전문학교 100%(동일) 등이다. 따라서 2016년 3월 현재 고등·전문, 단기, 대학 졸업자의 전체 취업률은 97.8%(0.9% 증가)로서, 사실상 졸업자 완전고용의 시대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나아가서 졸업생 1인당 선택가능한 일자리 수가 2016년 현재 약 1.74개로 나타나, 졸업생들은 더 좋은 직장 선택을 위해 곤란 아닌 곤란을 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상징하는 용어가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소위 단기결전(短期決戰)과 오와하라(おわハラ)이다.

    단기결전은 졸업생이 오랜 기간에 걸쳐 취업 준비를 하기보다, 마지막 학년도에 3~6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와하라(終われ、harassment)는 일본식 조어인데, 이는 어떤 사업체에 채용이 내정된 학생은 더 이상 다른 구직활동을 하지 말 것을 당해 기업체에서 강하게 요구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금 일본은 대졸자의 높은 취업률에 따른 기업 측의 사람 구하기가 절박함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높은 취업률에도 불구하고 전공계열 및 지역별로 일정한 차이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문과계열의 취업률은 97.1%이고, 이공계열은 98.2%이며, 나고야(名古屋) 지역을 중심으로 도요타 본사 등이 있는 중부지구의 졸업생 취업률이 98.3%로서 일본에서도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의 현실로 눈을 돌려보면, 우리에게도 대졸자의 높은 취업률과 넓은 취업문이 부여되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1980년대 초·중반기가 이에 해당된다. 당시 10%를 상회하는 높은 경제성장률 등에 힘입어 어렵지 않게 취업 기회를 부여받았던바 다소간에 지금의 일본 상황과 유사한 측면도 있었다. 일본의 높은 취업률과 관련하여 자주 거론되는 중요한 요인으로서 지속적인 아베노믹스식 경제정책(성공 여부와는 무관)의 추진과 안정된 정치기반의 작동이었다.

    이에 비춰 볼 때, 대학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취업률 제고를 위해서도 결국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입장과 함께 “문제는 정치야, 바보야”라는 목소리가 함께 주목돼야 할 것이다. 젊디젊은 취업준비생의 고통을 씻어줄 수 있는 성장 가능한 경제정책과 이를 안정적으로 담아낼 정치체제의 구축을 기원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반문해 본다.

    정재욱 (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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