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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59)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49

“모처럼 먹으니 맛있네”

  • 기사입력 : 2017-03-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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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준생에게 전화가 왔다. 서경숙은 고속도로 건너편의 첩첩 산들을 보았다. 산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그래. 고맙다만 나중에 먹자. 오늘은 약속이 있어.”

    임준생은 간단하게 전화를 끊었다.

    “며느리인데 저녁에 쑥국을 끓인다고 일찍 들어오라고 하네.”

    임준생이 멋쩍은 듯이 웃었다. 쑥국을 끓인다니 봄은 봄인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며느리네요.”

    그때 서경숙에게도 전화가 왔다. 오빠 서인국에게서 온 것이었다.

    “오빠.”

    “어디냐? 갤러리에 들렀더니 없더구나.”

    “밖에 나왔어요. 무슨 일이에요?”

    “내일 오후에 시간 괜찮니?”

    “네. 괜찮아요.”

    “그럼 준비하고 있어라. 내가 일하는 곳 구경시켜 줄 테니….”

    “알았어요.”

    서인국은 언제나 그렇듯이 용건만 간단하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오빠예요. 내일 푸른 집 구경을 시켜주겠대요.”

    “푸른 집?”

    “청와대요. 오빠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있어요.”

    “그렇군. 모처럼 먹으니 맛있네.”

    임준생이 핫도그를 먹고 빙그레 웃었다. 그의 시선이 서경숙의 가슴께에 머물러 있었다. 그의 시선을 의식하자 갑자기 몸이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서경숙은 핫도그를 천천히 먹고 커피를 마셨다.

    임준생은 휴게소에서 10분쯤 쉰 뒤에 다시 출발했다. 춘천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인제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속초로 달렸다. 속초까지는 두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속초에 있는 척산 온천휴양촌의 호텔에 방을 잡고 잠시 쉬었다.

    휴양촌은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었다.

    “한적하고 아름답군.”

    창으로 휴양촌을 내려다보면서 임준생이 말했다.

    “휴양촌이 그림 같아요.”

    “온천탕도 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어요.”

    임준생은 전에 와 본 것 같은 말투였다. 그러나 상관하지 않았다.

    “회장님, 온천해요.”

    “그래요.”

    서경숙은 임준생과 함께 온천탕으로 내려갔다. 탕 앞에서 헤어져 욕탕으로 들어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다.

    탕에 몸을 담그자 피로가 풀리면서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개운했다.

    탕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와 있었다. 속초는 설악산 때문에 관광객들이 항상 많았다. 한 시간쯤 지나 룸으로 돌아오자 임준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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