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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창원 북면 무동6구 이장 정유경 씨

시작한 일 끝을 봐야죠 그런데 재미난 일 끝이 없네요

  • 기사입력 : 2017-03-3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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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일을 시작하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진해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무동리에서 이장직을 2년째 하고 있는 정유경(57) 무동6구 이장은 다재다능한 억척 여성이다.

    그는 하는 일마다 즐겁고 재미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림에 도예, 요리, 한지, 자수, 천연염색까지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여기에 농사일과 봉사활동까지 포함하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열정적이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은 열망이 컸기에 이런 많은 것들을 섭렵하게 됐습니다.”

    보통 취미로 시작해서 취미로 끝나는 것이 일반인들이지만 정 이장의 이력을 보면 그렇지가 않다. 7~8가지의 재능은 모두 직업으로 연결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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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경 이장이 창원시 의창구 경남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송이 수반을 만드는 도예수업을 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요리는 건강= 그는 결혼하기 전까지 요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수 삶는 법도 몰랐을 정도다. 하지만 가족들을 위해 하나씩 요리를 익히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요리는 친정어머니, 시어머니 두 분의 영향이 컸죠. 친정어머니는 잔칫집 음식을 해주셨거든요. 시어머니의 깔끔한 맛은 나만의 요리를 위해 노력하게 된 동기입니다.”

    그는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많은 재료를 사온 후 쭉 펼쳐놓고 이런저런 음식을 생각하면서 연구한 시간이 헤아릴 수 없다. 특히 지인들 모임이 있을 때 꼭 집밥을 고집해서 그의 집으로 초대해 만들어주곤 했다. 그러다 체질공부를 하게 됐고, 음식도 궁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릴 때 몸이 허약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끊임없이 일하고 뛰어다녀도 지치거나 아픈 적이 없습니다.”

    그에게 요리는 건강이다. 팔상체질에 따른 식이요법을 철저하게 지키고 또 권한다. 건강을 지키는 원천은 음식이라는 그의 신념은 주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아픈 사람을 보면 꼭 음식을 바꿔보라고 권합니다. 엄마들에게도 봄나물을 직접 캐서 아이들에게 먹여보라는 등 음식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여름철에도 긴 티셔츠를 입고 있던 어떤 분은 그의 권유로 음식을 바꾼 후 이젠 짧은 티셔츠를 입는다고 한다.

    그는 직접 간장을 만들어 요리를 한다. 다시마, 파, 무, 과일 등을 끓여 육수를 만들고 여기에 간장을 넣어 만든 맛간장이 기본양념이다.

    그의 음식철학이 알려지면서 2009년부터 창원 길상사의 초파일 귀빈음식을 주관했다. 또 박완수 국회의원의 모친상 7제 사찰음식을 주관했다. 지난해부터 경남생태귀농학교에서 약선요리, 사찰음식 등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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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로 시작해 전문가로= 그는 창원미협 회원이지만 학교 다닐 때부터 미술을 전공하지는 않았다. 부모님의 반대로 미술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30대 초반부터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림채색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완성된 작품을 보면 보람차고 그림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10여년간 쉼없이 공부를 했다. 아마추어 주부가 회화에 입문해 공모전에 입상하기가 쉽지 않지만 입상을 했고, 2007년 창원미협 회원이 됐다. 또 김해미술대전과 성산미술대전 초대작가 반열에까지 올랐다.

    그가 결혼 후 처음으로 접하게 된 취미는 한지공예이다.

    “문양을 오리고 색지를 배접하고 색색의 고운 종이(한지)를 찢어 붙이며 만족과 기쁨을 함께 느꼈습니다.”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시간이 왜 그렇게 빨리 가는지 모르는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또 자수도 꼭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제안해 여러 명이 함께 시작했다고 한다. 자수 밴드에 가입해 동영상도 보면서 또 다른 걸 배우고 책도 사보고 지금도 배워가면서 지낸다. 자신만의 그림 천에 옮겨 놓고 자수를 놓으며 기쁨을 느끼는 시간이 많아진 대신 잠을 줄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런 노력으로 프랑스 자수 강사도 하고 있다.

    도예는 2000년부터 시작했다. 직접 만든 그릇에 자신의 요리를 담아 보이고 싶었던 것이 계기가 됐다. 그리고 이 역시 전문가 수준까지 이르렀다.

    “도예가는 아직 아니고요, 제가 만든 그릇에 음식을 담아내고 멋을 내고 맛난 시간으로 이어지는 게 큰 기쁨이 되기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는 2015년부터 창녕군 도천면에 자신만의 도자기 공방을 만들어 활동을 하고 있다.

    천연염색은 아직 초보 수준이라고 한다. 무궁무진해서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간단하게 손수건을 염색해 염색 천에 그림을 그려 선물도 한다.

    그는 “모든 취미는 선에서 시작해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연결을 이어갈 수 있게 돼 감사한 시간이 많았으며 시간 내서 무뎌지지 않는 삶을 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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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봉사하며 이장까지=“각종 단체에 소속돼 봉사를 하게 됐는데 지금까지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더 많은 걸 배우고 느끼고 내려놓게 되는 계기도 됐습니다. 봉사를 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이 어떻게 변했을지 정말 알 수 없어요.”

    그는 취미로 시작해 배운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자원봉사 마일리지가 2100여 시간에 달한다.

    매주 월요일 복지관에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도자기, 회화, 한지공예 등 재능기부를 해왔는데, 현재는 도자기 만들기 강의를 하고 있다. 그의 재능기부는 단순체험에서 그치지 않고 도자기를 판매해 수익금은 복지로 돌아가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사회활동까지 도와주는 셈이다.

    그는 2015년부터 이장까지 맡아 일을 하고 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고 싶어서 이장에응모하게 돼 벌써 2년째네요. 반가운 사람들이 있어 재미도 있고 시정도 알고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는 북면으로 이사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알고 싶어 이장직에 도전을 했다고 한다. 북면 주민자치 프로그램 분과장도 함께 맡고 있다. 이장은 심부름꾼이며 봉사자로, 모든 일의 우선순위는 이장 역할이라고 한다.

    그의 열정적인 삶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창녕에서 농사까지 짓고 있다.

    “정말 신나고 재미있습니다. 직접 지은 농산물을 먹는다는 큰 기쁨과 함께 무, 배추, 감자, 고구마, 고추, 상추, 부추, 파, 토마토 등등 바로 따서 먹는 먹거리의 싱싱함은 저절로 건강을 챙겨 주는 것 같아요.”

    그는 농약 안 친 좋은 먹거리를 위해서 시간과 기운을 투자하고 있다. 풀 뽑기나 배추 벌레잡기는 힘들어도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농작물은 김장, 된장, 고추장, 장아찌, 만두, 강정, 맛간장 등 그의 식탁으로 이어 간다.

    정 이장은 “한시도 쉬지 않고 배우고 연구하는 이런 성격은 자식들을 키우느라 농사일, 바느질, 음식까지 두루두루 못하는 것이 없었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 같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앞으로 계속 이 일을 할 것이며 내년에는 창녕의 도예공방을 요리도 즐기고 체험문화활동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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