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나눔 프로젝트] (32) 어머니·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은 우진씨
돈 벌러 애들 맡겼지만 몸 아파 일 못해심한 치질에 만성질환 겹치고아들 학비 갚으려 단칸방 내놔
- 기사입력 : 2017-04-04 22:00:00
- Tweet
- 우진(45)씨는 자녀가 둘인 가장이지만, 김해의 다가구주택 단칸방에서 혼자 살고 있다. 낡은 침대 외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좁은 데다 화장실은 다른 가구와 같이 쓴다. 이 작은 방에서 우진씨는 가족들이 다 같이 살날을 꼽으며 매일 밤 한숨 속에 잠든다.
그가 처음부터 이렇게 산 건 아니었다. 20여년 전 결혼한 이후 돈을 벌기 위해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남편으로서 떳떳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였다. 아들과 딸도 태어나면서 우진씨는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했다.
우진씨와 아들이 김해시 시민복지과 통합사례관리사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 자녀를 두고 아내와 다툼이 생기면서 가정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아내가 바람을 피운 것을 알게 되면서 혼란스럽고 마음이 아팠지만 미련없이 갈라섰다. 새벽부터 나가 이삿짐센터에서 일을 하던 우진씨는 어린 애들을 잘 돌볼 수 없어 죄송스럽지만 힘들게 사는 어머니에게 맡겼다.
임대 주택에 사는 어머니는 정성을 다해 어린 남매를 키웠다. 애들을 어머니에게 보낸 후 우진씨는 빠른 시일내에 같이 살겠노라 마음먹고 열심히 일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찾아온 질환이 그를 더욱 힘들게 했다. 이삿짐센터에서 10년 넘게 일했지만 더 이상은 할 수 없게 됐다. 우진씨는 병원을 한 번도 다니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지만 하혈을 할 정도로 심한 치질이 생겼다. 여기에 어지럼증과 두통이 심하고, 예기치 않게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까지 겹치면서 수술에도 지장이 생겼다. 지혈이 안될 수 있어 내과질환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올해 첫아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등록금과 입학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형편이 되지 않자 우진씨는 지인에게 300만원을 빌렸다. 이 돈을 갚기 위해 현재 부동산에 단칸방을 내놓았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10만원인 이 단칸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는 보증금으로 빚을 상환할 계획이다.
몸이 아프고 생활이 어렵지만 우진씨는 언제든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생계급여를 청구할 수 있지만 수급보호를 받지 않고 싶어 할 정도다. 그의 어머니, 자녀들의 할머니 역시 집에서 고무 끼우는 부업으로 억척스럽게 생활하고 있다.
이런 우진씨와 할머니 마음을 아는지 자녀들은 힘들다는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학교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불평하지 않고, 아픈 아빠를 돌보면서 청소도 도와주고 있다. 아들과 딸이 늘 자랑스럽고 미안한 우진씨는 세 식구, 아니 네 식구가 함께 살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빨리 나아 일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김해시 시민복지과 장영인 통합사례관리사는 “남매와 할머니가 50만원으로 생활할 정도로 생계가 어렵지만 애들이 너무나 착하고 바르다”며 “보증금과 집 문제가 해결되면 아빠의 근로의지가 강한 만큼 빨리 일어설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김정민 기자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514-07-0203293(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월 21일자 7면 심장이식 아버지·베트남 어머니와 사는 현준이 후원액 325만원(특별후원 BNK경남은행)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 [희망나눔 프로젝트] (38) 화상으로 수술 절실한 정우
- [희망나눔 프로젝트] (37) 아빠와 둘이 사는 12살 연수
- [희망나눔 프로젝트] (36) 아픈 몸으로 아이 넷 혼자 키우는 성우씨
- [희망나눔 프로젝트] (35) 혼자 사는 민서 이야기
- [희망나눔 프로젝트] (34) 통풍 걸린 아빠와 재훈이 형제 이야기
- [희망나눔 프로젝트] (33) 가정폭력에 시달린 한부모가정 현수
- 희망나눔 프로젝트 (31) 심장이식 아버지·베트남 어머니와 사는 현준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30) 노령연금에 의존하는 조손가정
- 희망나눔 프로젝트 (29)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주혁씨
- [희망나눔 프로젝트] (28) 간호사가 꿈인 라희
- [희망나눔 프로젝트] (27) 신생아 때부터 신부전증 앓고 있는 정훈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6) 엄마·아빠가 많이 아픈 정현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5) 김해 사는 장애인 정호씨
- [희망나눔 프로젝트] (24) 김해에서 조부모와 사는 희은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3) 몸 아픈 베트남 출신 엄마와 단둘이 사는 다정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22) 낡은 슬레이트 집에서 여섯가족 살고 있는 상구네
- 희망나눔 프로젝트 (21) 비좁은 집에서 홀어머니와 삼남매 생활하는 현신이네
- 희망나눔프로젝트 (20) 컨테이너 박스에서 사는 할머니와 두 손자
- 희망나눔프로젝트 (19) 3살때 화재로 전신화상 입은 대수
- 희망나눔 프로젝트 (18) 아빠가 암으로 시한부 선고받은 민재네
- 희망나눔 프로젝트 (17) 아버지 여의고 어머니·남동생과 사는 지연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16) 아빠 없이 정신장애 있는 엄마와 사는 다영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15) 한부모가정서 두 여동생과 사는 혜영이
- 희망나눔 프로젝트 (14) 아픈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수빈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3) 밀린 월세·도시가스비 못내 막막한 '지민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2) 가족력으로 섬유종질환 앓고 있는 민정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1) 자동차정비사 꿈 키우는 현명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0) 쓰러질 듯한 슬레이트 집에 사는 8살 지우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9) 한쪽 눈 안보이는 지영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8) 과학자의 꿈 접으려는 민성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7) 유재석 같은 MC가 꿈인 경모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6) 김해 슬레이트집 사는 재호네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5)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조손가정 영호네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4)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경철이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3) 하반신 장애 부자의 아픈 사연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2) 수연·두나 자매의 소원
- 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1) 13살 준혁이의 꿈
- 김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