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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예술 행정, 이대로 좋은가?- 장병수(문화관광학 박사)

  • 기사입력 : 2017-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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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고, 예술가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문화 활동 지원을 차별화한 블랙리스트로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를 수행한 공무원들은 여전히 문화행정가 구실을 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기초단체에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지역 문화예술 정책을 실천할 현장의 민간 기획자들을 배제한 채, 기득권 고수의 오랜 관치행정이 좋은 안 (案)을 내팽개치는 현실이 지역 문화예술계의 총체적인 난맥상이 아닌가 싶다.

    문화가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작용하려면 ‘문화도시 ○○’와 같은 행정 캠페인보다는 문화예술인들이 주민들과 함께 주도하고 행정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 앞서가는 예술가를 따라잡으려면 행정도 문화기획가의 수준으로 발전해야 한다.

    지역 예술인들의 해당 지역 문화예술 참여의 배제는 지역 문화예술단체와의 유기적인 협조관계를 강화해야 할 지역의 문예회관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지역 문예회관들의 기획공연은 손쉽게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외부 공연을 선택하고 거기에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 또 대상지역 문화예술 공연기획이나 창작활동을 지원해 결과적으로는 지역의 다양한 공연이나 행사의 유치를 이끌어 내야 하지만, 대관업무에만 집중하고 있어 자체 기획해 제작한 공연물도 없는 문예회관들이 즐비하다.

    특히 지자체의 각종 지원을 독차지하고 있으나 예술인들의 공연 역량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관한 기획업무가 미약해 문화예술회관이 예술가 편이 아닌 행정가 편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외부 유명인들이 출연하는 작품지원에는 후하지만 소규모 예술단체나 지역 예술인들 지원에는 인색하다. 이는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지역에 풀뿌리 예술인들이 넓게 포진되어 있어야 그중에서 우수한 인재도 발굴돼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문화예술 행정기관들의 무성의한 정책과 기준이 모호한 지원방식으로 블랙리스트보다 예술가들을 더욱더 벼랑으로 몰아가고 있다. 경남의 문화예술진흥 행정기관에 공모사업을 신청한 예술인들의 이야기는 지금의 문화예술 지원행정의 문제점을 알려주고 있다.

    ‘나눠주기식의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으로 예술인들의 예산집행을 트집 잡기식 발언으로 지적하여 예술인들의 자존감에 상처 주기 일쑤이다.’ ‘공적자금으로 직원들의 복지나 인건비, 운영비, 기념품, 홍보물 등에는 거리낌 없이 쓰는 데 비하면 정작 예술인에 대한 지원금은 턱없이 적게 지원되고 있다.’ ‘사업결과 보고와 정산에 대해서 선입견을 가지고 평가하기 일쑤며, 예술인들을 지원한다는 명분하에 예술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형국이다’고 토로한다.

    대한민국은 예전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복지가 잘 이뤄지고 있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 등에 대한 복지는 과하다 할 만큼 차고 넘친다. 하지만 문화예술이 삶을 풍요롭게 하고 정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하다. 정작 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는 증대되고 있으나 예술인들의 삶은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다. 문예기금 등으로 급여를 받고 있는 일부 행정 직원들조차도 예술인들에게 재능기부의 형식으로 무보수 활동을 요구하기도 한다.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자금이 투자되는지 알기나 할까?

    예술인들은 전 삶을 예술 활동에 바친다. 국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예술인들의 활동에 대한 지원은 적선이 아닌 부탁이요, 감사이어야 한다. 예술인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있어야 한다. 어쩌면 그들의 직장을 유지하게 해주는 것이 예술인일진대 예의를 갖추지 못하는 소위 갑질의 행태는 비난받아야 할 것이다. 예술인들이 예술활동을 포기한다면 문화예술 행정 직원들은 존재의 이유가 없어진다. 존중과 배려의 마음으로 예술인들이 예술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그들의 본분일 것이다.

    장병수 (문화관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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