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의료칼럼- 대상포진 질환

  • 기사입력 : 2017-04-10 07:00:00
  •   
  • 메인이미지
    지광택 (MH연세병원 신경과전문의 과장)


    성인 3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발병률이 높고, ‘애 낳을 때보다 더 아프다. 송곳으로 막 찌르는 것 같다’며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병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수두가 치료된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몸속의 신경을 타고 척수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징은 우리 몸의 신경 중의 하나를 따라서 띠 모양으로 퍼지기 때문에 이 질환에 걸리면 몸의 한쪽에만 통증과 수포를 동반한 피부 병변이 발생한다. 첫 증상은 몸의 한쪽 편에만 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때는 피부병변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근육통이나 다른 내부장기 질환으로 착각해 다른 진료과에서 검사를 하거나 진통제 등을 복용한다. 첫 증상이 발생하고 2~3일 정도 지나면 수포가 나타나 그제서야 대상포진으로 확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포 발생 후 피부병변은 점점 더 악화되다가 7일 정도 지나면 딱지가 생기기 시작하고 2~4주 후 피부병변은 소실된다.

    이 질환은 발생 부위에 따라 합병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안면부나 귀를 침범한 경우 안면마비가 발생할 수 있고, 방광 부위에 생긴 경우엔 소변을 보기가 힘든 경우도 생긴다.

    또한 눈 주변에 생긴 경우에는 망막염 등 여러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 전체 환자의 5% 미만에서 운동신경을 침범해 사지마비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가장 흔한 합병증인데, 대상포진 환자의 10~15%(60세 이상 환자에서는 40~70%)에서 발생한다. 이 통증은 만성적으로 지속돼 불면증, 우울증, 식욕부진까지 일으킬 수 있어 삶의 질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고 통증관리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이 병의 치료에 효과적인 다양한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됐으나, 현재까지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 수 있는 약제는 없다. 항바이러스제는 3일 내지 5일 이내에 투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므로 대상포진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일찍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면역이 저하된 환자(이식환자, 암환자 등)는 합병증이 잘 발생하므로 입원을 해 주사제로 치료받는 것이 원칙이다. 눈 주위 대상포진의 경우 항바이러스 투여와 함께 안과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항바이러스제는 7일간 투여하나 새로운 병변이 생기거나 안구 또는 신경학적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치료기간을 더 연장한다.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진통소염제, 항전간제 등을 사용하기도 하며, 수포 부위에 염증이 심하거나 2차 감염이 동반된 경우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경구약물로 조절이 되지 않으면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신경차단술 같은 시술을 받을 수도 있다.

    지광택 (MH연세병원 신경과전문의 과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