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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관광 거제시와 출세의 정기 품은 대금산- 정기홍(거제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7-04-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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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태어나 성장한 거제시 장목면의 대금산에서는 제21회 진달래축제가 열렸다. 경남의 명산 중 하나인 대금산에는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억새가 군락을 이루며 아름다운 거가대교, 그리고 남해바다와 잘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해발 437.5m의 정상에 오르면 부산, 마산, 진해가 눈 아래 있고, 멀리 일본 대마도가 아련히 보인다.

    신라 때 쇠를 생산했던 곳이어서 대금산(大金山), 산세가 순하고 비단폭 같은 진달래가 지금처럼 온 산을 뒤덮어 크게 비단을 두른 산이라 해 대금산(大錦山)이라고도 한다. ‘재력과 권력’, 아니면 ‘재력’ 또는 ‘권력’을 상징하는 듯한 충분한 까닭을 지니고 있는 산이다. 이를 아는 젊은이 등은 틈틈이 거제의 명산 대금산을 오른다. 행운을 바라는 게 아니라 미래를 결심하고 정기를 받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오른다. 이 산에는 약수터와 기우제를 올린 제단이 있고, 칠석과 보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운을 받기 위해 대금산을 찾아 약수터의 물을 마시기도 한다.

    남해바다에 둘러싸여 외로울 것 같은 거제도지만 대금산(大錦山)의 ‘정기’를 받아서일까. 대금산을 끼고 있는 장목면의 어촌마을에서는 역사의 족적을 남긴 사람 등 큰 인물들이 유난히 많이 태어났다.

    장목면 장목리 장목초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이수동(2회) 전 경남교육감, 김영삼(7회) 전 대통령, 김정길(23회) 전 행정자치부 장관, 김한표(32회) 현 국회의원 등이 있다. 작은 어촌마을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 같은 인물들이 배출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 게 교육계 인사들의 얘기다. 때문에 장목초등학교 졸업생들은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는 세계적인 학교”라며 자긍심을 갖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장목면 외포리의 외포초등학교에서는 김봉조(4회) 전 국회의원, 홍인길(6회) 전 청와대 총무수석비서관 등이 졸업했다. 거론하고 싶은 인물은 아니지만 김기춘(3회) 직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 학교 출신이다.

    김영삼 대통령도 당시 간이학교였던 외포초등학교를 3학년까지 다니다 장목초등학교로 옮겼다. 장목면은 아니지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거제면 명진리에서 태어났다. 특히 장목초등학교 측은 학교를 ‘명소’로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거제시를 비롯해 거제교육지원청, 지역사회 등은 대금산과 함께 장목초등학교의 ‘명소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예컨대 경남과 가장 가까운 일본의 대도시인 후쿠오카를 여행하면 국내외 여행객 거의가 들르는 곳이 ‘학문의 신’을 모신 다자이후(太宰府)이다. 일본 전역의 중·고생은 물론 학부모 대부분이 학업성취와 합격을 기원하기 위해 이곳을 연중 찾고 있다. 두 손을 모으고 간절히 비는 모습이 늘 눈에 띈다. 특히 후쿠오카 현과 시는 한·중·일 부모의 교육열이 어느 나라보다 높은 점을 감안해 이곳을 철저히 관광마케팅하며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금산과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대금산과 장목·외포초등학교의 스토리텔링은 무궁무진하다. 진달래가 비단폭처럼 한창 장관을 이루고 있는 대금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관광 거제시는 ‘대금산~김영삼 생가 및 기록물전시관~장목초~외포초등학교’를 잇는 ‘출세의 루트’를 만들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정기홍 (거제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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