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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통령선거와 좌파·진보, 우파·보수의 프레임- 윤봉현(전 마산시의회 의장)

  • 기사입력 : 2017-04-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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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의 각종 언론 보도들을 보면 이번 대선은 좌파·진보와 우파·보수의 싸움 같다. 일반적으로 좌파는 진보정당, 우파는 보수정당으로 생각한다. 과거 선거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선거 프레임이다. 좌파라고 하면 빨갱이로 매도돼 한마디로 상황이 끝났다. 지금은 공공연히 진보와 좌파를 말하고 진보 좌파 정권의 탄생을 얘기하며 보수세력의 위기를 말하고 보수의 분열을 걱정한다. 선거는 항상 편을 갈라 왔다. 있는 자와 없는 자, 계층, 지역 간의 골을 파며 나라를 쪼개어 왔다. 이번 대선은 한 술 더 떠서 촛불과 태극기란 광장의 대결까지 더해졌다. 특히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젊은층과 노년층의 갈등은 더 깊은 상흔을 남겼다.

    많은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 탄핵에 관한 얘기는 한마디로 대화가 불가능한 소재다. 나이 든 부모들 세대에게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대통령 탄핵에 박수 치는 젊은 세대들이 고생이라고는 해보지 않은 온실의 화초 같아 보여서 걱정이 되고, 자식 세대들에게는 늙은 부모 세대가 아직도 옛날 독재개발시대의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심한 수구세력으로 보인다. 뜻있는 국민들은 선거 후의 후유증을 더 걱정한다.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우리 주변의 국제정세는 나라가 어디로 흘러갈지를 예단할 수 없는데, 극단적으로 나뉘어져 반목하고 서로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국민의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위해 너무나 중요하다. 그런데도 통합의 메시지보다는 갈등과 분열의 소리들만 더욱 난무한다. 6·25와 공산주의를 기억하는 장·노년층과는 달리 젊은 층을 포함한 많은 국민들은 좌파 우파, 진보 보수 같은 이념적 구분에는 별 관심이 없다. 특정후보를 주홍글씨로 낙인찍으려는 일부 과격 세력의 행태들엔 오히려 황당해한다. 실제로 어떤 후보가 당선된들 현행 헌법과 법률상 단숨에 국가의 정체성을 바꾸어 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국가운영 정책의 개발이나 운용에 있어서는 진보주의냐 보수주의냐의 마인드는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분명하게 이해하고 가야 할 부분은 정치에서의 진보주의, 보수주의의 논쟁은 결국 국가 경제정책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인데, 그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진보주의는 시장에 정부가 간섭해 통제하는 경제체제이고 보수주의는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경제체제이다.

    어떤 정당의 대통령후보를 선출하느냐 하는 것은 결국 어떤 경제체제를 선택하느냐의 문제로, 우리 국민들의 몫이다. 정치권과 언론은 대통령선거가 인기투표나 신상털기 등의 저급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어떤 정당후보의 핵심정책과 가치는 무엇이며 국민들의 삶과 질에 어떤 변화와 영향을 주는지 등에 대해 제대로 보도함으로써 올바른 국민의 선택을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윤봉현 (전 마산시의회 의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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