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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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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70)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60

“주말에 시간 만들어 볼게요”

  • 기사입력 : 2017-04-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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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숙은 밉지 않게 눈을 흘겼다.

    “오빠는 사람을 그렇게 몰라봐요.”

    “둘이 아는 사인가?”

    “선배님, 친구 동생입니다. 시청에 다니다가 최근에 청와대에 들어간 친구가 있습니다.”

    “아 그렇군.”

    김병준이 새삼스럽게 서경숙을 살폈다. 두 사람은 주로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외부인 앞에서 검찰 내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손님들이 계속 오고 있었기 때문에 30분쯤 지나자 서경숙은 김병준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옥희가 문밖에까지 나와서 인사를 하고 김태형이 따라 나왔다.

    “경숙아, 저녁이나 먹으러 갈까?”

    김태형이 서경숙의 어깨에 손을 얹고 물었다. 사방은 이미 캄캄하게 어두워져 있었다.

    “시간이 많지는 않아요.”

    서경숙이 시계를 보면서 대답했다.

    “그럼 근처에서 차나 마시자. 그냥 헤어지는 것도 아쉬우니까.”

    다행히 주옥희의 꽃집 옆에 커피숍이 있었다. 서경숙은 김태형과 함께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갤러리는 잘 되고 있어?”

    커피를 마시면서 김태형이 서경숙을 건너다보았다

    “네. 오빠는 어때요?”

    서경숙도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봉급쟁이가 특별한 게 뭐 있겠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다. 대통령선거도 다가오고… 지겹다.”

    “부장검사인데 괜찮은 거 아니에요? 사건 수사하고… 재판에 참여하고….”

    “재미없어. 그런데 넌 시집 안 가냐?”

    “무슨 시집을 또 가요?”

    “요즘 재혼하는 거 흉도 아닌데 왜 혼자 살아? 생각 있으면 내가 좋은 사람 소개해 줄게.”

    “어떤 사람인데요?”

    “검사지. 내가 아는 사람들이야 대개 검찰청 사람들이야.”

    “사양할게요. 여자 혼자 사는 것도 좋아요.”

    “너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언제 골프나 치자. 너 회원권 있다면서? 봄이 되었으니 몸 좀 풀어야지.”

    “주말에 시간 만들어 볼게요.”

    서경숙은 김태형과 커피를 마시고 헤어졌다.

    “저녁식사 했어요?”

    차를 타고 오면서 최명수에게 물었다.

    “예. 했습니다. 꽃집 안쪽 골목에 맛있는 순대국집이 있었습니다.”

    “잘됐네요.”

    서경숙은 차창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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