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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마! 고마해”- 김진호 정치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4-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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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짓말은 처음에 부정되고, 다음엔 의심받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모두 믿게 된다.”, “선동은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증거와 문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 할 땐 이미 사람들은 선동되어 있다.” 나치 독일의 공보장관을 지낸 정치가 요제프 괴벨스(1897~1945)가 한 말이다.

    ▼제19대 대선이 2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후보에 대한 검증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아들의 취업특혜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문 후보의 아들이 고용노동부 산하의 한국고용정보원 일반직 5급에 합격할 때 특혜를 받았다는 이 의혹은 10년이 넘었지만 대통령 선거로 다시 쟁점화되고 있다. 문 후보는 이와 관련해 최근 “우리 부산 사람은 이런 일을 보면 딱 한마디로 말한다. 뭐라고 하냐면 마!, 거기에 한마디 보태면 마! 고마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렸지만 최근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들에 대한 의혹에 제대로 대처하기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 후보로서는 아들의 인권침해나 인격모독을 용납할 수 없겠지만, 공기업 입사 과정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을 생각하면 명명백백하게 진상은 밝혀져야 한다. 또 검증을 피하려는 듯한 태도는 ‘적폐청산’과 ‘반칙과 부정이 없는 사회’를 공약한 문 후보의 정신과도 맞지 않다.

    ▼정치는 사실의 게임이 아니라 인식의 게임이라고 한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렀고 결국 패배했다. 대중은 의혹들을 사실로 믿었고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인식을 바꾸는 데 실패했다. 각종 폭로들은 선거가 끝난 후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상대가 ‘제2의 정유라’, ‘문유라’라고 자극적인 공세를 취하는데 “이제 그만하자”라는 식의 방어로 대중의 신뢰를 얻고자 한다면 역사의 교훈을 모르는 것이다.

    김진호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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