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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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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71) 제19화 대통령선거 ①

“회장님 좋아하시는 거 있어요?”

  • 기사입력 : 2017-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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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창으로 건너편 강변북로에서 꼬리를 문 자동차의 행렬이 보였다. 자동차의 붉은 후미등이 아름다웠다.

    ‘비선캠프에 참여해야 하나?’

    시트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이연숙의 말대로 캠프에 들어가면 권력을 갖게 될지도 몰랐다. 공직을 갖지 않더라도 대통령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었다.

    아파트에 도착하여 화장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었을 때 임준생이 왔다. 임준생은 이번에도 자신이 직접 차를 운전하여 왔다.

    “회장님이 또 운전하여 오셨네요.”

    서경숙은 임준생의 옆에 올라타 볼에 키스를 해주었다

    “나도 운전 잘해. 지난번에 운전하는 거 봤잖아?”

    임준생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웃었다.

    “네. 봤어요.”

    “어디로 가고 싶어?”

    “식사는 하셨어요?”

    “사실은 식사를 하지 않았어. 배가 좀 고파.”

    “그럼 배부터 채워야죠.”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회장님 좋아하시는 거 있어요?”

    “난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 편이야.”

    임준생이 무교동으로 차를 운전해 갔다.

    “옛날에 낙지골목이 유명했어. 젊었을 때 자주 갔지.”

    무교동 낙지골목에는 서경숙도 여러 차례 갔었다. 그러나 결혼을 한 뒤에 발길이 끊어졌다. 무교동도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등 변화가 심해 낙지를 파는 집이 몇 집 남지 않았다.

    임준생은 무교동에 있는 한 호텔에 차를 주차시켰다. 호텔에서 낙지 골목이 가까워 걸어서 갔다.

    낙지집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 인근 빌딩에서 일하는 샐러리맨들과 근처에서 모임을 가진 사람들이 왁자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옛날과 변하지 않았네.”

    낙지볶음을 준비하여 술을 한 잔 마신 뒤에 임준생이 말했다.

    “얼큰하네요.”

    서경숙은 낙지 한 점을 입에 넣고 씹었다.

    “여기 낙지는 매운 게 특징이야. 오랜만에 먹었더니 얼얼한 걸.”

    “맵고 달콤해요.”

    “또 대통령선거로군.”

    임준생이 가게에 틀어놓은 텔레비전 화면을 힐끗 쳐다보고 중얼거렸다.

    뉴스는 제2야당 후보 한 사람이 사퇴하면서 민병삼과 제1야당 후보 정택근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었다. 제2야당 후보가 사퇴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않아 술집이 술렁거렸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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