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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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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난소암 환자의 임신과 출산

신병섭(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여성의학센터 산부인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4-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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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해 전 20대 김 씨는 원인 불명의 복부 팽만과 덩어리가 만져져 산부인과를 찾아 초음파 검사와 부인암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난소암 진단을 받았다.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렸다는 충격적인 현실과 임신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심리적 상실감이 앞섰지만, 임신에 대한 강한 의지로 암 수술과 항암 치료를 이겨내고 최근 건강한 아기까지 출산하는 기쁨을 누렸다.

    난소는 여성 호르몬을 분비해 임신과 출산을 가능케 하는 여성 고유의 생식기관으로 좌우 한 쌍으로 이뤄진 여성성의 상징이다. 난소에 발생하는 난소암은 여성 암 사망 중 47% 이상 차지할 만큼 치명적이지만, 조기에 발견해 악성종양을 절제하는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을 경우 완치율이 90%에 이른다.

    난소암의 80% 이상은 상피성 난소암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높지만 악성 난소 생식세포 종양은 10대 청소년과 20대 가임기 여성에서 발생이 잦다. 생식세포종양은 조직형에 따라 미분화 세포종, 미성숙 기형종, 내배엽동 종양, 난소의 융모암, 다배아종, 혼합 생식세포종으로 분류하는데 김 씨의 경우는 항암 치료가 필수적인 악성 미분화세포종과 미성숙기형종 혼합 조직형 난소암에 걸린 것이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 한쪽 난소에 국한한 암 세포 제거 수술을 통한 조직검사 결과 다른 곳에 전이가 없어 난소 한쪽과 자궁을 그대로 살려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었다. 난소암은 다른 암에 비해 항암제 반응률이 높기 때문에 미세한 암세포를 없애는데 항암 치료가 효과적이며, 3~4주 간격으로 4~6회 내외 항암 치료 후 건강을 회복한 난소암 환자는 임신과 출산 모두 시도할 수 있으며 출산 이후에도 암 재발이 없는 경우 남은 난소를 보존할 수 있다.

    서구화한 식습관,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등의 영향으로 난소암 발병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증상이 있다 해도 복부 팽만감, 월경 불순, 변비 등 난소암에 특징적인 증상이 아닌 여성에게서 흔한 증상이 대부분이므로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 난소암 조기진단과 예방을 위해 질 초음파, 혈액검사 등의 정기적인 부인암 검진이 암을 극복하는 첫걸음이자 지름길이다.

    정기적인 부인암 검진 시 초음파검사를 통해 난소암이 의심되는 병변을 발견할 수 있고 CT, MRI 등 정밀검사와 환자의 전신질환 확인, 혈액검사의 암표지자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 후 암 제거 수술 가능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술을 통한 조직검사로 확진한다. 특히, 10~20대에 난소암 진단을 받은 경우 난소 보존과 임신능력 유지와 출산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부인종양학을 전공한 산부인과 의사의 진료가 중요하다.

    골반염, 자궁내막증, 무분별한 성관계, 쉼 없는 배란 등이 난소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녀를 낳지 않은 여성, 30대 이후 고령 출산 여성과 빠른 초경, 늦은 폐경, 불임 등 고위험군은 난소암 예방을 위해 경구피임약 복용으로 배란을 억제하고, 연 1~2회 부인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신병섭(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여성의학센터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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